위기의 원인은 제품과 품질

입력 2009년06월0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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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산업에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외치며 덩치를 키웠던 업체들이 하나둘 쓰러지면서 몸집이 클수록 유리하다던 산업계의 정설이 역설이 되는 상황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세계를 주름잡던 자동차 공룡들이 힘없이 무너진 이유다.

여기저기서 갖가지 전문용어를 동원해 분석의 잣대를 들이대지만 결론은 한 가지, 제품력이다. 대표적인 제조업종인 자동차의 경우 제품력이 없으면 판매가 어려운 게 당연하다. 물론 판매위축은 마케팅이라는 수단을 동원해 일부분 만회할 수 있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회사들이 동일한 금융 및 마케팅 기법을 사용해 조건이 같아지면 다시 제품이라는 기본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제품력이 없으면 결코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제조사는 문을 닫는 게 법칙이다.

국내 자동차산업계에서도 쌍용자동차와 GM대우자동차를 보면 제품이 얼마나 중요한 지 실감하게 된다. 사실 쌍용차의 위기는 시장이 아니라 제품이 가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2년을 시작으로 SUV시장이 활황세를 보일 때 쌍용차는 경쟁력이 상당했다. 특히 코란도와 렉스턴 등이 큰 인기를 얻으며 회사는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05년을 정점으로 SUV 열기가 가라앉았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 내놓은 후속 신차들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무쏘 후속모델로 출시한 카이런과, 코란도 후속모델로 내놓은 액티언은 디자인 논란에 휩싸이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쌍용의 위기는 상하이차 등 대주주의 문제였다기보다 제품의 문제였다는 얘기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GM대우도 예외는 아니다. 지속된 신제품 출시 및 제품변화를 통해 해외에서의 경쟁력은 갖췄지만 내수시장의 소비자 요구는 읽지 못한 측면이 있다. 중형차로 시장이 이동할 때 한 발 늦었고, 준중형차가 활황일 때도 시기를 맞추지 못했다. 단적으로 올초부터 1,000cc급 경차가 허용됐음에도 수출을 이유로 제품 출시를 서두르지 못했다. 어차피 수출에 비해 내수규모가 미미하다는 판단에 따른 전략이었다. 그러나 내수와 수출은 엄연히 다르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변화가 빠르다. 신차가 등장해 신차효과가 떨어질 때쯤이면 품목을 보강해야 하고, 그 것도 약발이 떨어진다 싶으면 재빨리 부분변경차종을 내놔야 한다. 내수에 먼저 투입한 뒤 수출전략을 세우는 현대·기아자동차에 비해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고려하는 GM대우가 한 박자 늦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제부터라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쌍용은 위기를 넘기기 위해 일단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공권력 임박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그 전에라도 할 수 있으면 구조조정을 끝내야 한다. 쌍용차 관계자의 말처럼 지금 노조의 반발은 사실 무의미하다. 노조 또한 채무자이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팔릴 만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올해 시판할 신차 C200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역시 노조 파업으로 출시가 불투명해졌다. 신제품으로 시장의 성공을 이끌어내야 하지만 신제품 출시 자체가 어려우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노조의 현명함이 필요할 때라는 얘기다.

GM대우도 변화해야 한다. 수출도 좋지만 내수시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 때 11%까지 올랐던 내수시장 점유율은 올해 7%까지 낮아졌다. 투자 귀재들은 한 곳에 모든 자산을 집중 투자하지 않는다고 한다.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금 GM대우의 위기는 "수출 올인" 정책에 기인한 바가 크다. 결국 내수를 늘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소형차를 포함해 보다 제품군을 넓혀야 한다. SUV도 세분화하고, 승용도 다양화해야 한다. GM 본사의 제품개발전략에 통제받는 것도 좋지만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 것이 바로 이번 위기의 교훈이 아닐까.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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