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독일 스포츠카 생산업체인 포르쉐는 9일 카타르의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QIA)과 지분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협상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포르쉐의 벤델린 비더킹 포르쉐 최고경영자(CEO)가 포르쉐의 지분을 최대 25%가량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QIA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합의가 수주일 내에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QIA의 투자가 45억유로(한화 약 8조원)에 달하는 유상증자의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증자에는 현재 포르쉐 대주주인 포르쉐 및 피흐 가문도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르쉐의 한 대변인도 dpa 통신에 "카타르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 좋은 분위기 속에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투자약속이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QIA가 포르쉐의 지분 확보를 위해 얼마나 많은 자금을 투입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포르쉐의 현재 시가총액이 약 82억유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분 25%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0억유로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이 타결될 경우 외부 투자자에 지분을 팔지 않는 가족기업 포르쉐의 전통도 깨지게 된다. 1980년대 피흐 가문의 한 사람은 자신의 지분을 아랍 투자가에 매각하려다 집안과 회사의 반대로 포기했었다.
독일 시사주간 포쿠스도 전날 카타르가 포르쉐의 폴크스바겐(VW) 인수를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카타르의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국왕이 QIA를 통해 지분투자에 나서기로 비더킹 CEO와 구두 합의했다고 전했다.
2005년부터 VW의 주식을 매집하기 시작해 지분 51%를 확보한 포르쉐는 부채가 90억유로에 이르는 등 자금난이 심화됨에 따라 지난달 지분을 75%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중단하고 VW과 합병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QIA의 투자가 이뤄질 경우 지분 확대를 통한 강제인수를 다시 추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3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국부펀드가 독일 최고급 자동차업체 다임러의 지분 9.1%를 확보하는 등 최근 들어 독일 우량기업들에 대한 중동 오일머니의 "저가 쇼핑"이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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