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 일컬어지는 안동으로 가는 길은 왠지 의관을 정제하고 행동거지를 반듯하게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양반의 고장"으로 이름난 곳이니 만큼 자칫 행동거지를 잘못하면 비난의 눈길이 쏟아질 것 같아서다. 실제 핫팬츠에 소매없는 윗옷을 입고 "달랑달랑" 도산서원을 찾았던 한 젊은 아가씨가 뒤통수에 날아든 느닷없는 곰방대 세례에 눈물을 쏟았다는 믿거나 말거나한 얘기도 있다.
다 옛말들이다. 안동사람들도 여느 지방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편한 걸 찾고, 자유로움을 즐긴다. 요즘 안동 토박이들에겐 새로운 즐거움이 있다. 시내버스로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대규모 시설의 온천이 생겼고, 이 곳에서 온천욕을 마친 후 근처 한우마을로 가 싼 값에 배불리 한우고기를 먹는 나들이코스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온천은 입소문을 타고, 문을 연 지 채 1년이 안됐으나 벌써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았다. 더욱이 중앙고속도로 진·출입이 2분 이내로 접근성이 좋아 안동사람들뿐 아니라 안동을 찾는 외지인들도 오가는 길에 쉽게 들리는 명소로 떠올랐다. 학가산온천이 바로 그 곳이다.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안동시내 방향으로 3분 정도 가면 왼쪽에 당당하고 산뜻한 건물이 시선을 잡는다. 이 곳이 안동의 새 명소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학가산온천이다. 안동과학대가 이웃해 있어 첫걸음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학가산은 경북 안동시 서후면과 북후면, 예천군 보문면의 경계를 이룬 산으로, 마치 학이 날아가는 형상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평야지대에 솟아 있어 주변 전망이 막힘이 없다. 이 산 동남쪽에 자리한 학가산온천은 그래서 이름에서뿐 아니라 건물 내외 벽에도 학가산의 풍치와 학이 날아가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또 국보 제121호인 하회탈이 거대한 벽화로 그려져 있고, 온천탕 입구에는 학모양 조형물이 설치돼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준다.
학가산온천은 2004년 10월부터 개발돼 2005년 12월 온천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후 2년 넘는 공사기간을 거쳐 2008년 9월 문을 열었다. 지하 700m의 암반층에서 솟아나는 온천수는 알카리성 중탄산 나트륨형으로 수질이 부드럽고 매끄럽다. 또 온열에 의한 진정작용이 있어 혈액순환, 신경통, 불면증, 피로회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온천수 부존량이 풍부해 열탕ㆍ온탕은 물론 샤워까지 일체의 첨가물없는 100% 천연 온천수를 사용함을 자랑한다.
지상 3층 규모(6,500㎡)에 1,2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은 노천탕과 바데풀, 사우나실, 수면방 등 최신 시설을 갖췄다. 특히 전국 최초로 설치한 산소 수면방은 루미라이트에서 발생되는 음이온이 혈액중에 미네랄성분의 이온화율을 상승시켜 혈액을 맑게 해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이 밖에 접견실과 일반음식점, 스낵코너, 특산물판매점, 회의실 등 부대시설이 있다. 인근 학가산과 천등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시설도 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찾았던 봉정사와 하회마을이 10~20분 거리에 있는 점도 매력이다.
온천 이용료는 일반인이 5,000원(안동시민 4,500원), 단체(30명 이상) 4,000원, 어린이(4~6세)와 경로우대자(65세 이상)는 3,000원이다.
*맛집
안동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한우를 키우고 있는 만큼 최고의 육질과 맛을 자랑하는 한우를 선보인다. 학가산온천에서 하회마을로 가는 길목인 풍산읍내 풍산장터에는 안동한우 불고기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이 중 이장한우(054-858-2043)는 풍산읍 34개 마을에서 키운 순 100% 안동한우를 당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마을 이장이 직접 운영하는 업소인 만큼 순 한우만을 취급하고, 고기는 600g을 정량으로 당일 시세를 적용한 가격으로 팔고 있다. 600g 기준 소불고기 2만원, 등심 3만6,000원, 육회 2만6,000원 수준이다.
풍산장터에는 13개 한우농가가 모여 운영하고 있는 ‘황소곳간’도 이웃하고 있다. 34번 국도와 924번 지방도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가는 요령
동서울 IC → 만종분기점 → 중앙고속도로 안동 방향 → 서안동 IC → 안동시내 방향 3분 거리.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