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운전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의 하나가 연료비다. 그 만큼 연비는 자동차 구입 시 중요한 선택기준이 됐다. 그런 면에서 대형차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급 대형 세단은 통상적으로 "쇼퍼 드리븐" 개념을 가진 차로, 소위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만큼 연비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게 이제는 고급차도 연비를 생각해야 하는 때가 됐다. 연료비도 아껴야 하지만 이제는 무엇보다 지구환경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다. 사회 리더층이 앞장서서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발전은 고급차의 고연비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렉서스는 자사의 고급차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해 다양한 모델들을 선보였다. 이전의 GS 모델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한 GS450h를 운전하며 소비자들은 뒤지지 않는 주행성능과 뛰어난 연비를 경험하고 싶어한다. 함께 만나보자.
▲스타일
렉서스차는 전체적으로 고유의 디자인 철학인 L-피네스의 개념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GS450h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갖췄다. 전체적인 차체 크기에서는 대형차의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여기에다 긴 보닛, 짧은 리어 데크는 뒤쪽 공간을 넓혀주고, 스포티한 이지미를 만들어낸다. GS450h는 기존 모델과 차별화되는 사이드몰딩 하이브리드 배지와 도어스텝 블루 로고, 앞뒤의 렉서스 블루 엠블럼 등으로 하이브리드카임을 알리고 있다. 여기에다 헤드 램프와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에 하이브리드 블루 틴트를 적용했고, 엔진 커버에 "하이브리드 드라이브"라는 로고를 선명하게 박았다.
실내에선 운전석을 둘러싼 부분의 고급스러움이 돋보인다. 최고급 세미 애널린 가죽시트와 우드트림, 천연가죽으로 마무리한 시프트 노브, 다중 정보 디스플레이 컨트롤을 단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렉서스만의 고급 세단임을 보여준다. 하이브리드카답게 센터페시아의 AV 모니터에선 모터의 작동정보를 볼 수 있다. 또 rpm 게이지 대신 들어선 하이브리드 인디케이터는 정확한 전류압을 나타낸다. 이 차는 뒷좌석 뒤쪽으로 하이브리드의 심장을 탑재해 동급 모델에 비해 트렁크 공간이 적은 게 흠이다.
▲성능
GS450h는 스포츠 세단인 GS시리즈의 최상위 모델로 V6 3.5ℓ 엔진을 얹고 전기모터를 더했다. 따라서 V8 4.5ℓ급에 버금가는 성능을 발휘한다는 게 렉서스측 설명이다. 이런 GS450h의 심장에서 나오는 최고출력은 296마력, 최대토크는 36.9kg‥m로, 제원 상 0→100km/h 가속성능은 5.6초를 자랑한다. 물론 이 정도의 성능은 이전 GS 모델에서도 볼 수 있었지만 이 차는 환경을 생각했다는 점이 다르다.
GS450h에 채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토요타가 개발한 시스템 중 최강 버전인 200마력을 발휘하는 전기모터로, 니켈 메탈 하이드라이드 배터리로 구성된 288V의 정격전압을 650V까지 높이는 인버터에 의해 전체출력을 344마력으로 변화시킨다. 덕분에 GS450h는 연비절약, 환경 등은 물론 성능까지 고루 만족시키는 차가 됐다.
차에 앉아 시동을 걸면 일반 모델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곧바로 조용해지는 엔진음 때문에 자칫하면 시동이 꺼진 걸로 오해할 수 있겠다. 그 만큼 GS450h는 엔진음만으로도 시승자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전 LS460Lh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하이브리드카는 자동차의 엔진음과 배기음이 들려야만 살아있는 자동차임을 강조하는 마니아들을 이해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물론 배터리로 엔진을 돌리기에 부족한 경우에는 엔진음이 들리지만 말이다.
주행에서의 파워는 마니아들의 생각을 확 바꿔 놓을 수 있겠다. 액셀 페달을 밟으면 차는 엔진음과 함께 최고출력 296마력을 바탕으로 시원스럽게 앞으로 튀어나간다. 정숙한 승차감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듯 순간 나타나는 가속성능은 차체 스타일과 어우러지는 스포티한 감각으로 다가온다. 100km/h까지의 가속시간이 5.6초라는 메이커의 데이터가 실감났다.
GS450h에 적용한 가변식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차체의 핸들링 성능을 정확히 뒷받침해준다. 같은 모델보다 무거워진 차체에도 불구하고 고속주행에서의 추월성능은 물론 코너링에서도 스포츠카 못지 않은 성능을 내는 게 이 차의 특징이다.
도로에서 시승차는 이전의 GS 모델들과 같은 응답성을 발휘해 과연 이 차가 연비를 개선한 모델인가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그러나 저속주행으로 들어서면 왜 하이브리드카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고속주행 시 충전된 배터리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가동시켜 최적의 연비를 만들고 있음이 모니터에 그려진다. 이 때는 정숙성도 완전히 달라진다.
▲총평
GS450h은 3.5ℓ 엔진을 얹은 스포츠 세단이면서도 ℓ당 12.7km라는 놀라운 연비를 자랑한다. 최근 다시 오르고 있는 연료값을 생각한다면 구매에 유리한 자격을 갖춘 셈이다. 특히 이 차가 겸비한 스포츠맨의 다이내믹함과 요조숙녀의 정숙성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 수 있는 좋은 요소다. 따라서 8,430만원의 가격대는 두 가지 면을 생각할 때 그리 비싼 건 아니지 않을까.
시승 / 한창희 기자 motor01@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