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는 선뜻 길 나서기가 망설여진다. 그럴 땐 가까운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어떨까. 궂은 날씨가 오히려 근사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무드 넘치는 데이트를 즐기고 싶다면 미술관쪽으로, 아이와 함께 의미있는 시간을 계획하는 이라면 박물관쪽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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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대문자연사박물관 |
여름방학을 앞두고 다양한 전시가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방불케하는 전시내용이 아이들을 흥분시킨다. 입장권을 끊고 중앙홀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이들은 탄성을 내지른다. 중앙홀 한가운데 서 있는 거대한 공룡, 아크로칸토사우루스의 모습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3개 주제로 나눠진 1~3층 전시관에는 지구의 탄생과 인류의 진화과정 등을 보여주는 신비한 기록이 고스란히 펼쳐진다. 성급한 마음에 1층 전시실로 먼저 뛰어들어선 안된다. 3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수십억년에 걸친 자연사가 시간적·공간적 순서에 따라 전시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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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홀에 전시된 공룡 |
3층 지구환경관에 들어서면 아득한 우주세계로 빠져드는 듯하다. 아름답고 신비한 지구탄생의 과정을 특수안경을 쓰고 3차원 입체영상으로 체험하고, 역동하는 지구의 모습을 멀티비전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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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진화관 |
인류 최초의 생명체는 무엇일까. 2층 생명진화관에서는 태초의 생명부터 인류까지의 진화과정과, 현재 살고 있는 다양한 생명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약 30억년 전의 초기 생물체는 간단한 세포로 이뤄진 박테리아같은 것이었다. 시아노박테리아라고 불리는 이 원시 남조류는 엽록소와 빛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동화, 산소를 만드는 최초의 생물이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2억4,500만년 전부터 6,500만년 전까지는 중생대의 시기로, 어린이들이 가장 흥미로워하는 공룡시대다. 이 무렵 살았던 거대한 공룡과 바다의 수장룡, 하늘의 익룡이 가득한 2층 전시실에는 아이들의 눈빛이 그 어느 곳보다 빛난다. 경남 고성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을 따라가보고, 알 품는 공룡 트루돈 가족도 만나보자. 또 이 곳에는 인류의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모형부터 현재 인류의 모형이 전시돼 있고, 우리나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새들, 연골어류에 속하는 다양한 종류의 상어, 바다에 서식하는 여러 물고기를 수심에 따라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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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에 나타난 공룡 |
1층 전시실의 내용은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결론적으로 말하고 있다. 무책임한 개발로 우리의 산과 강 등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현실을 영상과 사진으로 보여준다. 자연이 망가지고 오염되면 그 곳에서 살고 있는 동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결국은 인간조차 살 수 없는 죽은 자연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켜준다. 과거 우리의 한강에 살았던 민물고기들의 모습과 넓적사슴벌레, 장수풍뎅이, 청개구리, 장구애비, 게아재비, 물자라, 말똥게, 아무르장지뱀, 줄장지뱀, 표범장지뱀을 볼 수 있다. 또 만지면 울음소리가 나는 동물모형(맹꽁이, 참매미, 왕귀뚜라미)도 재미있는 전시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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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유 동물들 |
*가는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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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기념물 새들 |
대중교통은 지하철 신촌역(2호선)에서 1번 출구(동교동 방향)로 나와 시내버스 110번(파랑:간선), 7,720번(초록:지선)을 이용하거나 3번 출구(신촌로터리 앞)로 나와 서대문03(연일교통 마을버스)을 탄다. 홍제역(3호선)에서는 3번 출구로 나와 7,738번 버스를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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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룡과 수장룡 |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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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지는 자연이 이곳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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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환경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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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나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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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상 위 공룡공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