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대중차 브랜드인 피아트가 빠르면 내년초 국내에 재진출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모 대기업 관계자가 대표로 있는 A사가 피아트의 수입·판매권을 획득, 소공동에 사무실을 차리고 최근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얼마 전엔 기존 수입차업체 인증담당자가 A사로 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증담당자가 필요하다는 건 A사가 피아트와 정식계약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MOU(양해각서)는 체결했다는 의미다. 자동차 인증을 받으려면 피아트가 기술적 자료들을 제공해야 하는데, 단순히 협의 차원에선 건네줄 수 없는 데이터들이다. 따라서 업계에선 A사가 피아트와 MOU를 맺은 후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인증작업을 위해 전문가를 먼저 채용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에서 새 차의 인증을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6개월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A사가 내년 1월 피아트 출발을 목표로 모든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피아트의 히트작인 500을 미쓰비시 랜서보다 조금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게 이 회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A사는 피아트 브랜드만으로는 국내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알파로메오도 함께 수입하기 위해 협의중이지만 피아트측은 피아트차 판매를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A사는 전시장 부지로 당초 도산대로변의 미니 매장을 염두에 뒀으나 여의치 않아 포기했다. 그러나 계속 강남 수입차거리에 매장을 내기 위해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피아트의 수입주체가 누구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는 가장 유력한 인물로 이전 수입차업체 B사에 근무했던 C씨를 꼽고 있다. C씨는 2007년 결혼 후 B사를 떠나 미국에 머물면서 국내 수입차사업 추진을 위해 피아트 등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국내 대기업 오너의 외손녀사위다. 그러나 이 대기업 관계자는 "우리가 수입차사업을 하는 건 아니다"며 "C씨가 만일 피아트를 수입한다면 그건 그 집안의 일일 뿐 우리와는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이 직접 투자하는 게 아니라 C씨 집안 차원의 투자일 수 있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일부에선 C씨 외에 예전 수입차사업 경험이 있는 대기업 D사를 후보로 보고 있으나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게 D사에 정통한 관계자의 분석이다.
한편, 피아트가 별도의 업체를 통해 국내에 들어올 경우 피아트 수입권 확보를 기대해 온 크라이슬러코리아로서는 난감한 상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그 동안 자사 딜러들에게 크라이슬러와 피아트가 합병할 경우 피아트와 알파로메오 등의 차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모기업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사기가 떨어진 딜러들을 격려해 왔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 모기업이 해외 지사들에까지 신경쓰지 못하고 있어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지사가 있는 나라에 굳이 별도의 수입업체를 둘 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A사와 피아트 간 문제는 크라이슬러와 피아트의 합병 전 일인 만큼 이제 새 판을 짜는 크라이슬러와 피아트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는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피아트는 지난 80년대 후반엔 금호그룹, 90년대 중반엔 한보그룹이 각각 수입하다 철수한 바 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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