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 기아차가 노조와 임금교섭에서 타결점을 찾지 못해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차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내수시장 점유율을 31.1%까지 끌어올리는 등 호실적을 거뒀지만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거듭하면서 하반기 판매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기아차 노사는 최근까지 14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기본급 인상 여부와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시기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가 휴가 종료일인 다음달 10일 이후에 다음 교섭을 열기로 하면서 임금협상은 장기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문제는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 차량 생산과 판매에 만만치않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15∼16일과 21∼22일에 부분파업을, 23일에는 전면파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2만1천대의 생산 차질과 3천700억원의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기아차는 파악하고 있다. 또, 노조가 협상기간에 특근을 거부하면서 쏘렌토R과 포르테 등 인기 차종의 생산이 취소되는 경우가 잦아졌다고 기아차는 전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차량 출고가 지연돼 계약이 취소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고객의 불편이 쌓여 회사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기아차는 걱정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고객 2만여명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으며 인기 차종은 1∼2개월을 기다려야 차를 인도받을 수 있는 실정"이라며 "임금협상이 길어질수록 고객 피해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부터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효력이 상실돼 시장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기아차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기아차 계약대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나 줄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기아차에서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협상이 조속히 마무리되지 못하면 내수 점유율이 하락하고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될 수 있다"며 "디자인 경영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기아차 노사에게 뼈아픈 손실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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