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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라노의 라벤다언덕. |
바퀴를 내린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려앉는다. 순간 거칠게 요동치는 비행기 안에서 나도 함께 부르르 몸을 떤다. 기체의 흔들림 때문만은 아니다. 홋카이도(北海島)다. 일본 여느 지역을 여행할 때완 달리, 알 수 없는 설렘이 몸과 마음을 흔든다.
홋카이도는 일본사람들에게도 로망인 여행지다. 북위 43도의 일본 열도 최북단에 위치해 기후나 풍토가 일본의 다른 지역과 확연히 차이나는 "또 다른 일본"이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홋카이도의 이국적인 정취와 낭만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4월까지도 쏟아져 내리는 눈의 도시로, 아직도 개척되지 않은 원시 상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홋카이도에 대한 설렘을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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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보리게츠 지옥계곡. |
흔히 겨울 여행지로 이 곳을 첫손 꼽지만 홋카이도의 대자연을 제대로 즐기려면 여름철이 제격이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한반도 최북단 중강진과 같은 위도에 있는 홋카이도는 여름엔 습도가 낮고 평균기온 20도 안팎의 상쾌한 날씨를 보인다. 낮에는 반소매 차림으로 외출해도 되지만, 밤이나 산 및 호수에 갈 때는 긴 옷 상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여름이면 홋카이도를 찾는 피서인파가 세계 각지에서 줄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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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홋카이도 여행 관문인신치토세공항. |
거기에는 한국 관광객들도 한 몫한다. 인천공항에서 매일 출발하는 홋카이도행 직항편에는 빈 좌석이 없을 정도다. 일본 다른 지역 여행상품에 비해 거의 두 배가 넘는 가격임에도 홋카이도 여름 여행상품은 일찌감치 "매진"이다. 그 여세는 동원된 전세기편까지 꽉꽉 메운 승객들로 벌써 짐작했지만, 홋카이도 신치토세공항 입국장에서 피부로 느껴졌다. 곳곳에 붙은 상세한 한글 안내문에 공항직원들이 사용하는 정확한 한국어를 들으며 이 곳이 우리나라 제주나 김해공항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신치토세 공항은 홋카이도 여행의 중심공항이다. 하코다테와 아사히카와를 오가는 직항노선이 있지만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매일 있고, 홋카이도 여행의 시작점이랄 수 있는 삿포로와 가깝기 때문에 이 곳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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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치토세공항 내 한글안내문. |
홋카이도는 크게 도북지역, 도농지역, 타이세츠/토카치지역, 도앙지역, 도남지역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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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시로. |
최북단에 위치한 도북지역은 홋카이도에서 가장 춥다. 소야곶에서 바라보는 사할린의 섬들과 광대한 살로베츠 원야 등 겨울여행을 유혹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도농지역은 신비의 바다 오호츠크해와 원시 지구의 풍경을 연상케 하는 쿠시로 습원, 마리모로 알려진 아칸호수,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비경의 시레토코 등 대자연의 다이내믹한 장관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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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삿포로 도청 건물. |
타이세츠/토카치지역은 일본의 유명 TV 드라마 "키타노쿠니카라"에서 보여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볼 수 있다. 홋카이도의 지붕이라 불리는 타이세츠산 국립공원과 웅대한 농촌풍경도 놓칠 수 없는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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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사히카와. |
도앙지역은 보고, 먹고, 즐기는 관광요소가 가득한 곳이다. 지금도 개척시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삿포로를 비롯해 항구도시 오타루, 1년 내내 아웃도어 체험을 할 수 있는 니세코, 조잔케이 노보리베츠 도야 등 온천마을이 기다린다.
도남지역은 일본 최초의 국제무역항으로 발전해 온 하코다테에서부터 오오누마 국정공원까지 이국적인 정서가 묻어나는 거리와 수려한 산들이 만들어내는 자연미를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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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루의 운하. |
일반적인 홋카이도 여행은 도앙지역을 중심으로 한 삿포로 - 오타루 - 노보리베츠 - 도야 코스를 꼽는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명소와 익숙한 도시지명, 군침을 삼키게 하는 다양한 별미가 기다리는 곳이다. 그 첫 번째 도시 삿포로로 가보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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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코다테의 야경. |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