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과 고성능 갖춘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S

입력 2009년08월0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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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세단 만들기를 고집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가 마세라티다. 그 동안 국내에 출시한 마세라티 모델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콰트로포르테처럼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기질을 버리지 못한 게 마세라티 모델들이기도 하다. 콰트로포르테가 세단이긴 하지만 그 성능은 스포츠카에 버금가게 제작됐고, 마세라티는이후 그란투리스모를 거쳐 그란투리스모S까지 만들면서 달리기 성능을 더욱 강조했다.

마세라티의 경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GT 모델을 중심으로 스포츠카를 만들어 왔다. 이미 드림카로 자리잡은 MC21을 비롯해 그란투리스모와 그란투리스모S까지 있으나 이 보다 더 관심을 끄는 건 세단의 스포츠버전인 S와 GT S 등의 모델들이다. 이들 차의 경우 0→100km/h 가속성능이 5.1~5.6초대로 완벽한 고성능차들에 버금간다.

국내에 판매중인 그란투리스모S의 경우 마세라티가 레이싱버전이라고 내세우는 게 당연하다 싶을 정도의 성능을 갖췄다. 0→100km/h 가속시간 4.9초, 최고속도 295km/h를 넘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고급스러움을 배제하지 않아 경쟁차들과는 차별화된 독특함을 갖고 있다. 마세라티 모델 중 가장 고성능차로, 최고출력 440마력을 발휘하는 그란투리스모S를 시승했다.

▲스타일
마세라티 모델들이 그렇듯이 이 차의 전체적인 스타일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풍기는 건 포세이돈의 삼지창 엠블럼이다. 여기에다 그란투리스모S는 피닌파리나의 노하우가 집약된 매끄러운 곡선 디자인을 손상시키지 않은 채 효과적인 변화를 이뤘다. 이는 GT카를 지향하고 있는 그란투리스모S의 외적인 스타일을 잘 살린 요소로, 더욱 스포티하게 꾸며져 마니아들에게 강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시승차는 다른 스포츠카나 슈퍼카들에 비해 길이 4,880mm, 높이 1,352mm로 다소 차체가 크지만 겉모양의 스포츠 감각, 큼직한 라디에이터 그릴, 블랙 헤드 램프 등이 저돌적인 이탈리안 스포츠카를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앞범퍼에서 치켜올라간 보디 라인, 여기에 맞춘 듯한 헤드 램프와 오버 펜더 그리고 자연스럽게 뒤쪽으로 흐르는 A필러 등은 이 차의 성능을 웅변한다.

이 처럼 강렬하고 스포티한 선의 흐름은 옆모양에 그대로 연결되면서 사이드 펜더에 만든 마세라티 전통의 에어벤터와 어우러진다. 이전 모델들에는 없었던 사이드 스커트의 적용은 기존 그란투리스모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요소다. 트렁크 리드에 장착한 스포일러와 리어 램프는 차체 라인을 한층 높여주고, 뒷범퍼 안쪽에 부착한 테일 머플러와 벤트홀은 이 차가 왜 GT카의 혈통을 갖고 있는 지 말해주고 있다. 여기에다 블랙 펄이 들어간 휠은 강인한 이미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외관 스타일과 어울리는 스포티한 감각의 실내공간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버킷시트를 기본으로 멋드러진 대시보드 라인, 고급스럽게 만들어진 계기판 등은 마니아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하다. 크롬 링이 들어간 계기판의 미터기들은 단순하지만 세련된 느낌을 준다. 그 중심에 자리잡은 시프트 게이지는 오락적인 요소를 가미해 달리는 즐거움을 극대화한다.

▲성능
그란투리스모S는 V8 4.7ℓ 엔진을 얹었고, 전자제어 방식의 MC 시프트 기어박스를 탑재해 주행성능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그 만큼 이 차는 다른 슈퍼카의 성능과 비교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으며, 어쩌면 슈퍼카들이 꺼리는 일반도로에서도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모습에 고성능의 정열을 숨기고 있는 차라고 할 수 있다.

메이커가 제시한 그란투리스모S의 성능은 마세라티 모델 중 최고다. 최고출력은 440마력/7,000rpm, 최대토크는 48.0kg·m/4,750rpm로 0→100km/h 가속시간 4.9초를 자랑한다. 최고속도는 295km/h로, 계기판에 표시된 320km/h까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 같은 힘을 간직했다.

시승하며 접한 마세라티의 엔진은 V8에 묵직한 사운드를 더했다. 금세라도 서킷으로 뛰어들 것 같은 사운드가 시승자를 흥분하게 만든다. 액셀 페달을 툭 건드리자 차는 무서운 기세로 달려나갈 듯 발바닥을 간지럽혔고, 1단과 R밖에 없는 버튼을 눌러 천천히 도로로 들어섰다. 그 것도 잠시, 액셀 페달을 밟고 변속하자 그란투리스모S는 고성능 스포츠카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스포티한 서스펜션을 갖춘 시승차는 스포츠 모드로 변환하자 더욱 다이내믹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다른 슈퍼카들이 시내주행에서 낮이 뜨거워질 정도로 운전하기 힘들게 했다면, 그란투리스모S는 그냥 편안하다. 도심에서 벗어나면서 액셀 페달을 깊숙히 밟자 배기 사운드가 길게 늘어지면서 차가 앞으로 내달린다. 좀더 속도를 높이자 시승차 특유의 성능이 발휘됐고 속도계는 금방 200km/h에 가까워졌다.

앞차들이 주춤거려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올리자 새롭게 다듬은 브렘보의 6피스톤 캘리퍼 브레이크 시스템이 정확히 차를 세운다. 이 정도의 스피드에서는 과한 성능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지만 좀더 빠르고 짧은 제동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면 운전자에게 믿음을 심어줬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몇 번의 추월과 고속 차선바꿈에서도 그란투리스모S의 하체는 특유의 단단함을 바탕으로 안정된 자세를 유지했다. 이 정도 성능이라면 GT카들이 펼치는 서킷에서도 실력을 펼쳐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총평
그란투리스모S를 시승하는 데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았다. GT카의 혈통을 이어받은 마세라티 최고의 스포츠버전의 성능을 체감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시간이 왠지 시승자의 마음을 어지럽게 만든다. 어쨌든 차의 성능이나 2억원이 넘는 판매가격을 보더라도 이 차는 일반인들이 소유하거나 운전하기에는 벅찬 부분이 있겠다. 그러나 그란투리스모S는 이전의 슈퍼카들이 갖고 있지 않았던 독특한 주행묘미를 즐길 수 있는 차임에 틀림이 없어 보였다.

그란투리스모S는 국내에서 일반적인 스포츠카시장을 겨냥할 필요는 없다. 이는 마음만 먹으면 살 수 있는 스포츠카가 아닌, 슈퍼 스포츠카의 개념이 강해서다. 따라서 그란투리스모S는 단지 국내에 몇 대를 팔 것인가를 고민할 차가 아니라 마세라티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데 활용해야 할 차로 판단된다.

시승 / 한창희 기자 motor01@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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