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연합뉴스) 심언철 기자 = 집행부 대부분이 구속되는 등 와해 위기에 놓인 쌍용자동차 노조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조는 비상체제를 구축, 활동을 재개했지만 다수 직원들의 신임을 잃어 다음달 새 집행부 선거에서 재신임의 가능성이 크지 않다.
쌍용차 노조는 11일 저녁 홈페이지에 "쌍용자동차 전 사원에게 드리는 글"을 올렸다. 지난 6일 노사 최종협상에서 한상균 지부장과 박영태 관리인이 손을 맞잡은 사진과 함께 올린 이 글에서 노조는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던 77일의 상처는 깊지만 점거농성투쟁은 상하이로 매각된 후 풍비박산이 된 회사의 회생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었다"며 "이제 갈라진 틈을 메우고 상처를 치료하며 새로운 비전을 만들자"고 밝혔다. 노조는 "노사 합의에 따른 실무협의를 진행해 합의사항이 원만히 실행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아울러 매각 과정에서 한 축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향후 선거를 비롯, 노조활동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금속노조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파업이 끝난 뒤 집행부 간부 등 53명이 구속된 노조는 지난 9일부터 비상대책회의를 구성해 파업 농성자 중 비해고자 처리, 사측의 형사고발 취하 등 실무교섭 준비에 나섰다. 노조는 또 회사에 "합의에 의거한 노조활동 보장"을 요구하는 한편 다음달 임기만료인 새 집행부 선거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 선거에서 현 집행부의 재신임은 "사실상 희박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수의 직원들이 노조의 점거파업에 대해 동감하지 않고 있고 이번 파업 장기화의 책임이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등 외부에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원들은 온오프라인에서 "새로운 노조를 뽑고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을 탈퇴하자"는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직원 박모(44) 씨는 "파업기간 지금 노조가 시종일관 소수의 의견만을 대변하면서 노조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며 "많은 직원들이 노조는 필요하지만 민주노총과는 단절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업기간 비해고자 4천여명이 만든 직원협의체가 노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직원협의체 대표자 모임으로 활동했던 20여명은 금속노조와 연계가 없을 뿐 아니라 민주노총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이들과의 단절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직원협의체 대표 6인 중 1명은 "노조를 대신해 활동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직원협의체의 대승적 발전이냐, 해체냐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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