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자동차시장 활성화를 위해 연비가 나은 새 차를 사면 최고 4천500달러까지 현금으로 보상해주는 "중고차 보상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신차 수요가 늘자 미국 내 자동차업체들이 생산량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등이 법원의 파산보호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거의 모든 공장의 가동을 멈춰야 했던 것에 비하면 큰 진전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초과근로나 토요근무 등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고는 있으나 폐쇄됐던 공장의 문을 다시 여는 등의 본격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중고차 보상프로그램이 끝나면 신차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2일 미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크라이슬러는 2010년형 모델의 수요가 늘면서 대부분 공장에서 초과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포드 역시 생산량을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포드사는 미시간주 웨인의 조립 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업체뿐 아니라 미국 내에 공장을 가진 한국과 일본 업체도 마찬가지다. 혼다는 시빅, 파일럿, 오디세이, 리지라인 모델의 수요가 특히 늘면서 오하이오주 이스트 리버티 공장과 앨라배마주 링컨 공장, 인디애나주 그린스버그 공장에서 토요일 초과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도요타도 코롤라 같은 핵심 모델의 생산을 늘리고 있고, 현대자동차의 앨라배마공장도 3천명의 추가 근무자를 투입하고 있다.
미 최대 자동차기업인 GM은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으로, GM의 미국 내 판매 담당 마크 라네브 부사장은 현재 판매량을 늘릴지를 정밀 검토를 하고 있으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중고차 보상프로그램에 따른 신차 수요 증대가 "반짝 효과"에 머물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자동차산업 전문가들은 이 프로그램이 정말 수요를 창출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중고차 보상프로그램이 미래의 잠재적 소비자로 하여금 조금 더 일찍 차량을 구매하도록 할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분석이 사실이라면 자동차 기업들은 올해 말께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0일 유럽에서도 유사한 프로그램이 시행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한 사례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실제로 벌써부터 중고차 보상프로그램의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일부 자동차 딜러들은 이미 차량 판매점을 찾는 방문자 수가 지난달 보상프로그램이 시행된 직후에 비해 점차 떨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중고차 보상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러시아도 유사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 미국의 신차 판매량이 보상프로그램 덕분에 늘면서 러시아 의회도 낡은 차를 폐차하고 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5만 루블(1천550달러 상당)의 현금보상을 해주는 중고차 보상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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