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입력 2009년08월1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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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양산을 위한 국내외의 행보가 빨라졌다. 특히 미국은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25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이른바 "그린"사업의 하나로 전기차를 택한 셈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전기차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부 중소기업 등이 전기차를 개발했으나 안전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일반 판매는 못하고 있다.

전기차 개발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일본이다. 미쓰비시의 경우 양산용 전기승용차 아이미브의 판매에 이미 들어갔고, 닛산도 시판용 전기차 리프를 내년 양산을 앞두고 최근 발표했다. 토요타도 전기차 개발을 마치고 투입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밖에 GM이 2011년부터 전기승용차 볼트를 세계에 판매한다는 방침이고, 르노도 전기승용차 판매를 위해 모터쇼에 양산 전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물론 유럽 스포츠카메이커 중 일부는 이미 전기스포츠카를 판매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가 전기를 보조동력으로 사용하는 차라면 전기 역할이 점차 커져 궁극은 전기차시대가 열릴 것으로 판단한 결과다.

전기차 개발은 경기부양과도 관계가 깊다. 미국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개발 및 생산을 위해 24억달러를 지원하는 이유로 경기부양과 친환경 전기차 개발을 손꼽았다. 특히 아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터리 기술이 밀려 있다고 판단, 정부가 직접 나섰다. 이스라엘의 경우 정부 주도 하에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한창이다. 전국적으로 배터리 충전소를 설치해 이미 벤츠와 토요타, 르노-닛산 등이 이스라엘정부와 손잡고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중국도 전기차와 배터리 개발에 정부 지원이 시작돼 인센티브까지 제공하고 있다. 독일은 오는 2012년까지 전기충전망을 국가 차원에서 구축키로 하고, 활발히 충전소를 건립중이다.

한국은 전기차의 핵심장치인 2차 전지 분야에서 앞서 있다. 2차 전지는 방전 후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말한다. 이미 사용중인 휴대용 전화나 노트북 등에 쓰는 전지가 2차 전지다. 자동차용으로는 기존 납축전지도 2차 전지에 해당하지만 최근 나오는 리튬이온, 리튬폴리머, 니켈수소 배터리가 주로 해당한다. 2차 전지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작은 배터리에 많은 전기를 담아낼 수 있느냐다. 즉 크기와 용량이 관건이다. 현재 시중에 나왔거나 개발중인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최대 200㎞ 미만으로 짧은 편이다. 그러나 곧 주행거리가 최대 600㎞까지 늘어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JP모건은 전기차시장이 올해 74만대에서 2020년 1,293만대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1개에는 휴대폰 배터리 6,000개와 맞먹는 규모의 전지가 들어간다. 휴대폰 수억 개에 들어갈 배터리를 파는 것보다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에 10만 대분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게 사업적으로 유리한 셈이다. 그래서 많은 업체들이 2차 전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에서도 하루 빨리 전기차를 상용화해야 하는 이유다. 산업 자체가 발전할 수 있어서다.

전기차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단 상용화를 앞당겨야 한다. 물론 법적으로는 안전기준을 맞추면 운행이 가능토록 돼 있으나 세제 상 지원이 없어 차값이 비싸다. 정부는 국내 업체가 일반도로용 전기차를 개발, 판매에 나서기까지 세제지원을 해주지 않을 태세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개발 행보는 느리기만 하다. 무엇보다 전기차 개발에 따른 수익 감소를 염려하기 때문이다. 기존 내연기관을 자체 제작하던 자동차회사로선 전기차에 필요한 2차 전지 등을 외부로부터 수혈할 수밖에 없어 대당 이익감소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유념해야 할 점은 눈 앞의 대당 수익이 아니라 미래의 시장경쟁이다. 전기차가 없으면 미래에 살아남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세계시장이 전기차로 돌아서는 마당에 우리만 전기차를 외면한다면 그 결과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의 전기차 세제지원은 가능한한 빨리 마련해야 한다. 이 경우 국산차업체들의 개발도 앞당길 수 있다. 물론 국산차업체들은 이미 전기차 개발을 어느 정도는 끝낸 상황이다. 현대자동차가 i10과 i20의 전기차를 만들었고, GM대우와 르노삼성자동차는 본사의 기술을 차입하면 된다. 따라서 정부가 전기차에 대해 지원만 한다면 의외로 전기차시대는 빨리 열릴 수 있다. 어차피 하이브리드카의 다음 모습이 전기차라는 점에서 전기차에 대한 정책 입안은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국익에 보탬이 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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