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냉전 공포'로 오펠 매각 주저

입력 2009년08월2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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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수익성 없는 독일 내 자회사인 오펠의 매각을 주저하는 데는 냉전시대의 공포, 즉 미국 기술의 러시아 유출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러시아 국영은행 스베르방크 컨소시엄이 유력 한 인수 후보란 점이 GM의 결단을 막고 있는 주요 이유들 중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오펠 인수전에서는 마그나-스베르방크 컨소시엄과 벨기에 투자회사인 RHJ 인터내셔널이 경합 중인데, 독일 정부의 지지를 등에 업은 마그나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태다. 독일 정부는 마그나가 인수할 경우 2만5천명에 달하는 오펠의 독일 내 근로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해고될 것으로 보고 마그나의 인수를 전제로 오펠에 총 45억유로를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GM은 마그나 컨소시엄에 매각할 경우 자신들의 원천 기술이 경쟁업체인 러시아 자동차 회사 가즈(GAZ)에 넘어갈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러한 걱정이 해소되기 전에는 오펠을 매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낙후된 자동차 산업의 부흥에 관심이 많은 러시아 정부는 스베르방크와 가즈 양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오펠이 마그나 컨소시엄에 매각되면 GM 기술의 유출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또 독일 정부의 제안에 따르면 오펠이 향후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직면할 경우 GM에 기술 사용료 지급을 중단할 수 있지만, GM은 이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신기술을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 더 문제가 되고 있다고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이 조항이 유지될 경우 GM이 현재까지 오펠에 제공한 기술은 물론, 미래에 개발할 신기술까지 고스란히 러시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GM의 우려가 지나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가즈가 오펠을 통해 GM의 중.소형차 제조 기술을 습득한다 해도 낙후된 생산 시설을 감안하면 단숨에 서방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미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의 세르게이 네테신 부교수는 "GM이 모든 연구.개발 활동 및 생산 설비 개선 작업을 멈춘다 해도 러시아 기업들이 GM을 따라잡으려면 최소 5~10년은 걸릴 것"이라며 "GM의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 유출 논란에도 불구, GM의 지분 중 60%를 보유한 미국 정부는 GM의 오펠 매각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빌 버튼 백악관 부대변인은 앞서 지난 24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견해는 GM의 일상 활동에 대한 결정은 GM 사람들이 내려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GM 경영 개입을 결코 바라지 않으며 GM 스스로 결정하고 자립해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rainmak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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