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 독주시대 막 내릴까

입력 2009년08월3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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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그랜저급 시장에서 경쟁할 신차종이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어서 대책마련에 한창이다.

기아 VG.


현대의 "캐시카우"로 불릴 만큼 많은 이익을 안겨준 그랜저는 지난 7월까지 국내에서 4만8,000대가 팔렸다. 6만4,000대의 쏘나타, 6만3,000대의 아반떼에 이어 내수판매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차는 동급의 국산 경쟁차종이 없는 독점모델로, 그 동안 현대의 "효자차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일부에선 기아자동차 오피러스나 르노삼성자동차 SM7을 경쟁차종으로 꼽지만 세 모델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이유로 수입차업체들과 국내 경쟁사들은 그랜저급 시장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그 중 혼다와 닛산은 그랜저를 겨냥해 어코드와 알티마를 투입,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두 차의 경우 해외에선 쏘나타와 동급이지만 국내에선 "수입차"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사실상 그랜저와 경쟁하는 양상을 보여 왔다. 그러나 두 차 모두 그랜저의 아성을 위협하지는 못했다. 어코드가 나름대로 선전했으나 그랜저의 판매실적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업계는 그러나 토요타가 들어올 경우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오는 10월20일께부터 한국 내 판매를 시작하는 토요타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링카 캠리를 그랜저의 대항마로 내세운다. 토요타는 캠리 가솔린 2.5ℓ로 그랜저 2.4ℓ와 2.7ℓ급을 커버하고, 가솔린 2.4ℓ 하이브리드로 그랜저 3.3ℓ와 맞불일 계획이다. 토요타가 외형 상 혼다, 닛산 등과 경쟁하는 양상이지만 실제로는 그랜저급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의미다.



그랜저는 형제회사인 기아의 위협에도 대처해야 한다. 기아는 올해말 준대형 세단 VG를 내놓는다. VG는 그랜저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상품성을 차별화한 차종이다. 기아의 디자인을 입혀 그랜저와 한 판 승부를 벌이는 것. 배기량은 2.7ℓ와 3.3ℓ급으로, 올해초 모터쇼에 발표한 컨셉트카를 거의 그대로 양산화했다. 기아는 VG에 감성을 최대한 담아 고급스럽게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국내 준대형차 소비자들의 고급화 취향을 적극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오펠 인시그니아.


준대형차시장에는 GM대우자동차도 가세한다. GM대우는 내년 상반기 토스카 윗급의 준대형 세단(프로젝트명 Vs-250)을 출시한다. 새 차는 GM의 독일 자회사 오펠의 플래그십 세단 "인시그니아"를 기반으로 개발, 독일차답게 기본기가 충실한 게 특징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엔진은 토스카에 탑재하는 직렬 6기통 2.5ℓ와, 인시그니아에 적용하는 최고출력 260마력의 V6 2.8ℓ 가솔린을 얹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처럼 그랜저를 겨냥한 경쟁차종의 잇딴 출시에 현대는 고심하고 있다. 그랜저는 그 동안 특별한 마케팅활동을 하지 않아도 판매가 잘 되는, 이른바 "스스로 잘 커 가는 차종"이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게 돼서다.



현대 관계자는 "현대차 중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모델이 그랜저와 싼타페"라며 "따라서 그랜저의 흔들림은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내수판매망의 막강한 힘을 활용해 시장을 지키는 데 치중할 것"이라며 "준대형차 경쟁이 가속화하면 가격경쟁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요할 경우 가격을 내려서라도 시장을 지키겠다는 얘기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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