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현대기아차그룹 지주회사 되나

입력 2009년09월0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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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 현대기아차그룹이 현재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나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로 하는 새로운 지배구조로 거듭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28일 현대제철이 가진 현대차 지분 5.84%를 전량 매입함으로써 현대차 지분을 14.95%에서 20.78%로 높였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최소 지분 요건을 20%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지주회사가 될 여건을 갖춘 셈이다.

업계와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모비스의 지분 매입을 현대기아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과 정몽구 회장의 현대모비스 경영권 확보 문제를 연결해 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가 현대제철의 현대차 지분을 매입한 것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와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차"로 이어지는 두 개의 커다란 순환출자구조에서 현대제철의 고리를 끊었다는 의미를 띠고 있다. 이를 놓고 지분구조 변경의 첫 삽을 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거미줄처럼 얽힌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끊으려면 앞으로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5.7%)을 매각해야 하고,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88%도 처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제철이 앞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팔아 그 대금을 고로 3기 투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관심의 초점은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의 해소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 부회장이 기아차 등에 글로비스 지분을 팔아 이 지분을 사는 방법과 글로비스가 이를 직접 사들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어쨌든 현대모비스의 지주회사 전환은 정몽구 회장 부자의 경영권 확보를 전제로 조심스럽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6.96%다.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자신 명의로 더 확보할 경우 정 부회장에 경영권을 물려줄 때 상속 또는 증여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뒤따른다. 따라서 정 부회장이 31.88%, 정 회장이 24.36%의 지분을 가진 글로비스가 정 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인수, 두 사람이 글로비스를 통해 현대모비스를 지배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를 지배하는 동시에 순환출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비스가 이 지분을 매입할 자금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글로비스의 가치를 키워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를 합병시키는 방안도 가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우리투자증권은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현대차, 현대제철, 글로비스 주식을 현대모비스에 현물 출자한다면 추가 자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물 출자를 통해 현대모비스 주식을 확보하면 두 사람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27%로 늘어나고,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와 영업회사로 분할할 땐 지주회사 지분율이 49%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그룹의 향후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현대제철, 글로비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현대차를 통해 기아차를 손자회사로 간접 지배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며 "현대모비스의 지주회사 요건 충족은 정 회장 부자의 현대모비스 지분 확대 과정을 수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fai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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