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한국 진출, 업계 반응은?

입력 2009년09월1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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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는 경기침체가 극심했던 올 상반기에만 세계시장에서 356만4,105대를 팔며 GM을 누르고 세계 판매 1위를 달성했다. 명실상부 세계 최대 브랜드가 됐다. 그런 토요타의 국내 출범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워낙 잘 나가는 브랜드인 만큼 국내에서도 토요타의 진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입차업계에서는 "토요타가 뭐 한다더라", "가격을 어떻게 책정했다" 등의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비단 수입차업계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도 토요타에 대응할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신형 쏘나타의 출시를 토요타 출범 한 달 전으로 설정한 것도 그 중 하나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그렇다면 각 수입차업체 마케팅 담당자들은 토요타의 진출이 한국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을까. 직접 물었다.

유럽 브랜드인 A사의 담당자 반응은 의외였다. "신경쓸 게 없다"는 답을 했다. 유럽차와 일본차의 특징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또 토요타가 고급 브랜드가 아닌 대중적인 브랜드여서 자사의 고객 타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굳이 따지자면 토요타보다 이미 시장에서 경쟁구도에 있는 렉서스가 더 신경쓰인다고 말했다. 토요타가 들여올 차들에 대해서도 돌풍을 일으키기보다는 어느 정도 선전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 숫자는 캠리의 경우 월 400대 정도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 시장상황에서 그 정도면 신차효과를 충분히 누리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일본 브랜드인 B사 관계자는 같은 국적 브랜드라는 점에서 A사와 달리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는 판매가격이나 출범일자 등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시장에 미칠 충격은 예상 외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 판매할 차종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SUV인 RAV4는 구색을 맞추는 차로 분류했다. 프리우스 또한 국내 하이브리드카시장을 감안할 때 많은 판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 점에선 캠리 하이브리드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캠리 가솔린 모델의 경우 신차효과를 누리면서 월간 베스트셀링카 상위권에 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일본 브랜드인 C사의 담당자 역시 토요타가 아무리 잘 팔아봤자 월간 1,000대를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일본 브랜드들의 출범 당시를 예로 들었다. 출범 전에는 업계 분위기가 ‘일본차의 공습’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정도로 뜨거웠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큰 변화는 없었다는 것. 토요타도 마찬가지로, 이는 국산차가 득세하는 한국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 이제는 일본차 프리미엄이 많이 사라진 점을 근거로 꼽았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가격을 보더라도 토요타가 세계적으로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유럽의 대중차 브랜드인 D사는 토요타와 시장에서 겹치는 차종이 있어 어느 정도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일본차와 유럽차의 특성이 확연히 달라서다. 오히려 그는 토요타가 수입차시장을 키울 것이란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유럽 브랜드인 E사 담당자도 D사와 마찬가지로 토요타의 출범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 일본차는 가격이 부담없어 소비자가 첫 수입차로 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다. 소비자가 일본차로 수입차를 접하면 다음 차 구매 시 국산차나 일본차보다는 한 단계 수준이 높은 독일차 등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국산 고급차를 살 능력이 있는 소비자는 토요타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어 이들을 끌어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토요타차의 예상판매에 대해서는 캠리 정도만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며, 그 숫자는 월 350대 정도로 잡았다.

F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토요타가 단기적이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점을 경계하면서 자사 브랜드와 차별성을 두는 전략을 택할 예정이다. 그는 토요타의 판매전략을 본받아 세계시장에서 서서히 판매를 늘리고 있는 현대와, 그 현대의 텃밭이랄 수 있는 한국시장에 진출한 토요타의 싸움이 어떻게 흘러갈 지가 더욱 궁금하다. 그 역시 수입차시장이 넓어진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자칫 한정된 수입차시장 상황에서 파이를 더 잘게 나누는 결과를 내지 않을까 우려했다.

G사 관계자는 혼다가 지난해 수입차시장을 휩쓴 예를 들었다. 지금은 환율과 경기침체로 예년만 못하지만 토요타의 출범시점이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는 올 후반기라는 점을 상기했다. 이런 시기에는 소비자 구매심리도 좋아져 바람을 잘 탄다면 일대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워낙 치밀한 일본 브랜드들이고, 혼다의 저력을 봤을 때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그는 어떻게 하면 브랜드 간 차별성을 두느냐에 초점을 맞춰 대응전략을 짜고 있다.

결국 토요타의 진출에 대해 업계의 예측은 △차의 특성이나 타깃고객이 달라 신경쓰지 않는다 △파괴력이 크지는 않더라도 수입차시장 파이를 키워 업계에 도움을 줄 것이다 △분위기만 잘 타면 돌풍을 일으킬 것이다 등의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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