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중고차 매매사이트들은 이용자들에게 중고차시세표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굳이 시세표를 보지 않더라도 동일한 조건의 중고차를 몇 번 확인하면 그 차의 시세가 어느 정도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응암동에 거주하는 정용진 씨는 최근 자신의 그랜저TG와 동일한 조건의 중고차가 1,900만원대인 걸 확인하고 중고차상사에 직접 찾아가 차를 팔려고 했으나 1,800만원에 사겠다는 말을 듣고 괘씸한 생각이 들어 판매를 포기했다. 이런 일이 정 씨에게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모든 중고차거래에서, 특히 중고차상사에 차를 팔 때는 가격이 시세와 차이난다. 왜 그럴까.
중고차사이트 카즈에 따르면 중고차 거래는 대부분 비슷한 순환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차주가 타던 차를 팔기 위해 중고차딜러에게 시세를 문의하면, 딜러는 시세를 기준으로 수리비와 관리비, 광고비 그리고 마진을 제외한 가격을 내놓는다. 결국 중고차가격은 딜러가 상품용으로 가공하는 비용과 이윤을 고려한 가격이 되므로 딜러의 구입가격이 판매가격보다 낮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중고차딜러를 배제하고 구매자와 직접 거래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직거래 비중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직거래의 경우 시간과 비용소모가 만만치 않아서다. 직거래 매물을 찾기도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중고차사이트에는 일반인도 매물 등록이 가능하지만 일반인이 올린 매물은 뒤로 밀리기 일쑤여서 노출이 어렵다. 중고차검색이라는 기능이 있지만 중고차매물이 사이트마다 수천 대가 넘기 때문이다. 또 일반인은 사진과 성능점검표 등의 정보제공능력이 중고차딜러보다 떨어진다. 직거래는 할부거래가 쉽지 않아 전액 현금을 준비해야 하는 점도 어려움으로 꼽힌다. 다소 복잡한 중고차 매매절차 중 행정절차를 직접 처리해야 하고, 자동차의 소유이전 등과 추후에 생길 문제의 보상까지 생각해야 한다. 시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하락한다. 만일 직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를 위해 소비한 시간과 비용은 생각보다 커진다. 따라서 처음에 제안받은 가격이 시세보다 낮아 직거래를 책했던 판매자들이 1~2개월 후 다시 딜러에게 차를 파는 예가 많다.
결국 직거래가 유통단계를 줄여줘 판매자가 가격을 조금 더 받을 수는 있으나 빠르고 쉽게 거래가 끝나기를 바란다면 능사는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충고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