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판매가 사업다각화로 위기를 돌파할 계획이다. 특히 GM대우자동차가 지역총판제를 도입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GM대우와 지금과 같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 자체적인 생존방안 찾기에 나섰다.
26일 대우자판에 따르면 향후 회사의 사업다각화는 신규사업 발굴과 기존 딜러사업 존속 등 크게 두 가지 축에서 이뤄지게 된다. 신규사업으로는 전기차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를 위해 전기차제조업체인 레오모터스와 전기차 개발 및 판매 전반에 관한 양해각서를 이미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가 국내에 일반화될 걸 감안해 사전 포석 차원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 전기차 열풍이 불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조만간 전기차가 활성화될 걸 감안해 손을 써뒀다는 얘기다.
자동차사업 외 다른 분야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특히 기존 자동차판매관련 사업 외에 해외사업 등에 적극적이다. 최근들어 이 회사의 핵심 인력 일부가 베트남 등지를 오가며 해외사업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자원 등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딜러사업 유지는 수입차사업 확대와 신규딜러 구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회사측은 GM대우의 지역총판제로 일부 판매지역을 잃을 것에 대비해 쌍용자동차에 판매대행을 요청했다. 그러나 쌍용으로선 대우자판의 요청을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 130여개에 달하는 쌍용 딜러도 생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쌍용으로선 이제 막 파업 몸살에서 빠져나오는 중이어서 당장 판매망을 확대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대우자판이 쌍용에 판매대행을 요청한 건 딜러규모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GM대우와 지역총판제를 두고 갈등을 빚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판단, 그 사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실제 회사 내부적으로는 GM대우의 지역총판제 도입 의지가 워낙 강해 대우자판으로선 GM대우의 요청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우자판이 GM대우의 지역총판제를 받아들이기 위해선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기존 딜러망의 영업권 인정이다. GM대우는 대우자판측에 신규 지역총판 딜러로 영입된 회사에 영업망을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쉽게 보면 대우자판의 하위 딜러로 소속돼 GM대우차를 파는 영업소를 신규 광역딜러(지역총판사)에 넘기라는 얘기다. 대우자판 영업소의 경우 100% 딜러체제여서 선택 여부는 각 딜러에게 달려 있지만 영업소 자산의 일부를 대우자판이 소유하고 있는 데다, 그 동안 영업망 구축에 따른 대우자판의 비용 등이 상당액 들어간 만큼 회사측은 영업권의 가치를 인정하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신규 지역총판으로 영입된 회사들은 영업소 자산 등을 인수할 수는 있지만 영업권에 대한 가치는 평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신규 딜러가 자체적으로 영업소 등을 새로 구축하기도 쉽지는 않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GM대우 영업소를 놔두고 지역총판이 새로 영업소 등을 개설해 운용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며 "따라서 GM대우는 대우자판에 기존 영업소를 신규 지역총판사로 넘기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GM대우는 이를 위해 대우자판과의 총판계약 해지까지 언급하며 위협하는 중이다. 물론 대우자판의 입장은 확고하다. 기존 영업소를 넘겨주는 대신 영업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것. 즉 GM대우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보고 손해배상 등 법적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얘기다. 만약 두 회사가 지리한 법적 공방을 이어갈 경우 양측 모두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되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는 게 대우자판의 내부 분위기다.
수입차사업은 미쓰비시 딜러 확대와 신규딜러 추진 등을 꼽을 수 있다. 미쓰비시의 경우 올해 환율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으나 내년에는 미쓰비시 본사가 환율부담을 떠안키로 한 만큼 국내 판매가격 결정에 상당한 여유가 생기게 된다. 이를 통해 초기 가격논쟁으로까지 번진 불리함을 단숨에 날린다는 계산이다. 회사측은 이를 위해 서울, 부산에 이어 인천, 광주에 전시장을 개설해 내년 판매에 대비하고 있다. 미쓰비시 관계자는 "아웃랜더의 보급형으로 2,400cc급 차종을 추가하고, 2010년형 등은 상품성이 대단히 높아졌다"며 "환율부담이 줄어든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자판은 국내에 새로 수입되는 브랜드의 신규딜러사업 등에도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특히 크라이슬러코리아가 수입을 추진중인 피아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에선 현재 대우자판의 입장을 고려할 때 모든 사업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신규 브랜드 딜러 확대에도 협상의 문을 늘 열려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우자판은 위기상황"이라며 "생존을 위한 사업다각화의 성공 여부가 향후 존망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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