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보다 성능이 좋은 차 투싼ix

입력 2009년10월1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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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싼 후속모델로 등장한 투싼ix는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를 대표하는 차종이다. 최근 현대의 차이름 짓기 관행에 따라 기존 차명을 그대로 이은 대신 뒤에 "ix"만 붙였다. ix는 SUV의 유럽 수출차명으로, 미국과 유럽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개발한 차종임을 이름에서 알 수 있다.

투싼ix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새로 탑재한 2.0ℓ eVGT 엔진과 6단 변속기 그리고 인테리어와 승차감 등이다. 쉽게 보면 상품성이 얼마나 높으냐다. 그도 그럴 것이 신차가 발표됐을 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논란이 거세게 일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시승한 LMX20 또한 파노라마 선루프와 DMB 내비게이션 등을 적용해 차값만 3,000만원(2,907만원)에 육박한다. 가격으로는 결코 만만히 볼 차종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래서 과연 상품성이 가격에 걸맞는 지를 따지는 게 이번 시승의 초점이었다.

▲스타일
앞모양은 마치 웃고 있는 사람 얼굴 형상이다. 헤드 램프와 2단 그릴 때문에 그렇다. 헤드 램프 형상은 공격적이지만 마무리까지 날카롭게 다듬지는 않았다. 그릴의 경우 현대 로고가 붙어 있는 위쪽은 냉각기능이 없다. 디자인 측면에서 만든 부분이다. 앞으로 돌출된 형태여서 감각적이기는 하지만 안개등이 보다 가로형으로 길게 배치되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측면은 멋있다. 한눈에 봐도 도심형 SUV임을 쉽게 알 수 있다. B필러에서 뒤로 이어지는 지붕선이 유려하다. 크롬 소재의 도어 핸들은 포인트다. 게다가 리어 램프가 측면까지 파고들어와 개성을 더했다. 뒷모양은 다부지다. 소형 SUV로 아름다움을 추구한 흔적이 역력하다. 현대가 투싼ix를 "스타일리시 SUV"로 내세우는 데에는 뒷모양이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았않나 싶다.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모던함을 풍긴다. 메탈릭 색상으로 덧댄 스티어링 휠과 실린더 타입의 계기판 그리고 센터페시아와 각종 버튼류는 일목요연하다. 특히 실린더 타입의 계기판은 역동성을 강조한다. 다만 트립창이 엔진회전계와 속도계 사이 상단에 위치해 보기에 좀 불편하다. 오히려 하단이 더 나을 수 있겠다. 센터페시아는 지나치게 돌출형이어서 내비게이션 등이 장착된 상단 버튼을 조작할 때는 거리가 조금 멀다. 빛이 강할 때 내비게이션이 흐리게 보일 수도 있는데, 돌출형이라도 내비게이션 등은 보다 각도를 직각에 가깝도록 세웠으면 더 좋았겠다.

▲성능&승차감
시동은 버튼으로 걸 수 있다. 시동 키는 센터콘솔 뚜껑을 열면 꽂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물론 꽂아도 되고, 주머니에 넣고 있어도 된다. 시동은 경쾌하게 걸린다. 공회전에 놓고 한동안 진동 및 소음을 체감했다. 디젤엔진임을 쉽게 알 수 없을 정도로 진동과 소음이 억제돼 있다. 밖에서 밸브소리를 듣지 않으면 디젤엔진임을 알기 어려울 정도다. 진동 또한 거의 없다.

가속 페달을 밟았다. 디젤엔진임에도 반응이 상당히 빠르다. 시속 80㎞까지 거침없이 오른다. 가속 페달을 더 밟으면 시속 140㎞까지도 가볍게 달린다. 2.0ℓ e-VGT 엔진의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40.0㎏·m의 토크가 실감나는 대목이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시속 180㎞에 도달한다. 물론 그 이상은 더디지만 시속 120㎞까지 오르는 데 주저함이 없으니 동력성능은 흠잡을 일이 없을 것 같다.

속도가 오르면서 변속이 이뤄질 때 충격도 없다. 엔진회전계가 변속단계에 따라 지침만 바뀔 뿐이다. 6단이어서 고속에서도 엔진회전수가 낮다. 그 만큼 연료효율에 유리한 셈이다. 공인연비를 보니 ℓ당 15.4㎞로 1등급이다. 최근 나오는 수입 디젤승용차에 버금가는 수치다. 차체 무게가 1,550㎏으로 비교적 가벼운 데다 출력과 토크가 높은 편이니 효율이 좋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성능면에선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을 만하다.

승차감은 평범하다. 약간 단단함쪽에 비중을 둔 것 같지만 그렇게 단단하지도 않다. 사실 승차감을 표현하는 일이 쉬운 건 아니지만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조금 튄다는 생각이 든다. 대륙으로 따지면 미국보다는 유럽쪽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이런 이유로 전반적인 승차감은 가볍다. 차체 무게도 가볍고, 움직임도 가볍다. 도어의 무게도 가벼운 편이다. 마치 경량 SUV를 타는 것 같다.

유압식 대신 전기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을 적용한 운전대는 조금 어색하다. 저속에서는 손가락 하나로 돌릴 수 있을 만큼 가볍고, 고속에서 무거워지는 건 유압식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고속에서 미세한 조작을 할 때 ‘툭툭’ 끊어지는 느낌이 든다. 전기로 작동해서 그런지 몰라도 추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시승차여서 그럴 수 있겠지만 실내 곳곳에 조립단차가 눈에 띈다. 시승하는 내내 센터페시아 하단 수납공간에서 미세한 소음이 들렸다. 손의 힘으로 단차를 한번 쥐면 소리가 다시 줄어든다. 디자인품질, 엔진품질 등이 다 좋아졌다 해도 조립품질에서 감동을 주지 못하면 좋은 차가 되기 어렵다. 가격이 적당하다고 생각됐다면 그냥 넘어갈 일이지만 3,000만원에 육박하는 차종의 조립품질은 이전과 달라야 한다.

SUV라는 점에서 2열 시트는 완전히 접을 수 있고, 12V 소켓도 트렁크 안에 별도로 마련했다. 현대가 내세우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개방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좁은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지만 사실 2열까지 선루프를 개방하고 다니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선택품목 가격이 100만원 이하인 85만원이라는 점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총평
투싼ix는 스타일리시 도심형 SUV의 컨셉트로 등장했다. 일단 외관 스타일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성능 또한 만족할 만하다. 아니, 성능은 그 이상이다. SUV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공간활용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센터페시아 형태나 갖가지 기능 등에선 뛰어나다고 볼 수 없다. 가격을 감안할 때 아직 감성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같은 기능이라도 어떻게 감성을 구현하느냐에 따라 상품성이 달라지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907만원짜리 LMX20 eVGT 6단 차종을 구입하면서 상품성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이는 제조사의 문제다. 그러나 지금보다 감성품질을 더 높인다면 가격만큼 충분한 가치를 해낼 수 있는 차종으로 판단된다.

시승 /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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