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와의 차별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현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기아는 이에 따라 "디자인 차별화"를 선언했으나, 디자인의 경우 시너지효과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마케팅 전략에서 차별화를 실천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기아 국내마케팅팀 고위 관계자는 "그 동안 디자인과 스포츠마케팅으로 현대와 차별화를 이끌어냈지만 현대도 스포츠마케팅에 적극 나서면서 차별화가 힘들어졌다"며 "다음에 무엇을 전략으로 삼을 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현대와 완전히 이미지를 차별하지 못하면 국내에서 생존이 어렵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기아의 이 같은 고민은 일선 판매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같은 플랫폼을 쓴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왕이면 브랜드 가치가 높은 현대차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것. 오는 11월24일 출시될 기아의 준대형 세단 K7과 관련해서도 비록 신차임에도 자칫 오래된 모델인 현대 그랜저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기아 관계자는 "K7의 경쟁상대도 결국은 그랜저가 될 수밖에 없다"며 "준대형차시장에선 현대의 지배력이 워낙 강해 K7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 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기아의 디자인 정책이 어느 정도 성공한 게 아니냐는 호평도 내놓고 있다. 쏘울과 포르테 등이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젊은 층의 인기를 얻으며 차별화된 디자인이 먹혀들었다는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디자인의 경우 100%를 110%로 만들 수는 있어도 200%까지 올리는 건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결국 기아의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100대 순위에 현대는 있지만 기아는 없다"며 "기아에 있어 중요한 건 디자인 차별화, 마케팅 전략의 차별화도 좋지만 무엇보다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치중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세계는 지금 브랜드로 먹고 사는 시대가 되고 있다"며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선호하는 것도 결국 브랜드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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