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중국은 미래 자동차 디자인을 구상하는 데 최적의 장소다."
10년 전 최고급 승용차 벤츠의 디자인 영감을 얻고자 일본의 자가용 문화를 연구했던 자동차 디자이너 올리비에 불레이(52)는 요즘 367달러짜리 전기 자전거를 타고 중국 거리를 돌아다닌다.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인 다임러 AG의 중국지사 벤츠부문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된 불레이는 28일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내 임무는 직원들을 독려해 베이징(北京)에서 세계 자동차의 미래를 구상, 한계를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레이의 발언은 세계 자동차 산업 판도의 의미심장한 변화를 반영한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 비중이 커지면서 점점 더 많은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중국에서 자동차 모델 디자인을 결정하고, 이곳 소비자의 성향이 전 세계에 팔리는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9월 중국 내 벤츠 판매량은 1년 전보다 52% 오른 4만 4천300대였던 반면, 일본 판매량은 같은 기준을 적용할 때 28% 떨어진 2만 1천829대에 그쳤다.
이 때문에 다임러는 물론,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의 폴크스바겐, 일본의 도요타까지 중국에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반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 2위 자동차 시장이었던 일본은 점점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특히 도쿄 모터쇼는 미국의 자동차 "빅3"는 물론, 벤츠와 현대자동차마저 불참의사를 밝힘에 따라 국내 행사로 전락했다.
이런 가운데 GM은 지난 7월 상하이차(SAIC)와 손잡고 상하이(上海)에 국제 본부를 개설했고, 포드 역시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태국 방콕에서 중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GM은 이미 중국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뷰익 라크로스와 리걸, 셰비 크루즈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GM 국제사업 생산품 개발부문 부회장인 로웰 패덕은 "우리는 중국 소비자와 중국 파트너의 의견을 매우 중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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