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1대를 완성하는 데 꼬박 24시간이 걸리고, 모든 페이톤은 40㎞의 주행거리를 지닌 채 태어납니다"
독일 작센주 드레스덴에 위치한 폭스바겐공장 가이드 랄프 씨의 설명이다. 그는 "외벽이 모두 유리로 처리된 이 공장은 새가 유리창에 부딪칠 만큼 외벽이 투명해 새를 쫓기 위한 8가지 음악을 외부로 내보낼 정도"라고 말했다.
3일(현지 시간) 찾은 폭스바겐 페이톤 전용 드레스덴공장은 여느 자동차공장처럼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외형에서도 공장이라는 모습을 전혀 눈치챌 수 없을 정도다. 기름기가 흐르는 원목이 깔린 조립라인은 호텔 객실만큼 고급스러웠고, 고객들이 주문해 이미 완성된 페이톤이 보관된 자동차타워는 전시관에 가까웠다.
공장을 방문한 사람은 페이톤을 주문한 사람이거나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관광객은 4유로의 입장료를 내면 페이톤 생산 전 과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공장 내 조립과정이 교육현장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이 날도 가족 단위 관람객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폭스바겐이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공장이라고 내세우는 드레스덴 유리공장은 예술공간에 가깝다. 차 1대 당 3명의 작업자가 느릿느릿 움직이는 컨베이어벨트를 따라가며 일일이 수작업으로 조립한다. 덕분에 1일 생산대수도 30대가 채 되지 않는다. 페이톤의 성격상 최고급을 지향, 빠른 작업보다는 완성도 높은 세밀한 공정으로 품질을 관리하는 셈이다.
대부분의 자동차공장이 일렬 작업장으로 배치된 것과 달리 드레스덴공장은 복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필요한 부품은 전자제어로 정밀하게 이동돼 또 다른 작업공간에 배치된다. 덕분에 현장 내에서도 정숙함이 느껴질 정도로 조용한 게 특징이다.
랄프 씨는 "세계로 나가는 페이톤이 드레스덴공장에서 생산된다"며 "고객 주문을 모두 소화한다는 철학에 따라 수천 종류의 색다른 페이톤이 여기서 주문을 받고, 또 만들어진다"고 소개했다.
드레스덴공장은 간혹 예술공연장으로도 사용된다. 실제 지난해는 수해로 취소될 뻔한 공연이 이 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랄프 씨는 "900명의 관람객을 수용해 공장에서 오페라를 공연했다"며 "그 만큼 예술공간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의 공장시설"이라고 자랑했다.
완성된 페이톤은 꼼꼼한 검사과정을 거쳐 외부로 나간다. 공장 한 켠에는 미세한 흠집도 걸러낼 수 있는 라이트 터널과, 실제 주행을 통해 품질을 점검하는 검사시설이 있다. 소비자에게 건네지는 페이톤의 주행거리가 40km인 것도 이 같은 최종 주행시험과정 때문이다. 랄프 씨는 "모든 검사과정도 정밀하게 이뤄진다"며 "각종 센서는 물론 미세한 소리까지 걸러내 고객에게 인도한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드레스덴공장을 공장이 아니라 테마관으로 소개한다. 공장을 건설할 때부터 이른바 "고객"이라는 주제를 반영해 만들었다는 것. 실제 페이톤 주문자는 자신의 차가 생산되는 과정을 투명유리를 통해 모두 들여다 볼 수 있다.
랄프 씨는 "드레스덴공장은 폭스바겐의 자존심"이라며 "이 곳 공장을 보게 되면 페이톤에 대한 자부심을 저절로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친환경공장으로 세계의 주목을 끌어낼 것으로 보이는 드레스덴공장이야말로 폭스바겐의 미래를 보여주는 듯 했다.
드레스덴(독일)=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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