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느끼는 스포츠 주행의 생생함, 닛산 370Z

입력 2009년11월0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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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스포츠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스카이라인을 가장 먼저 거론할 것이다. 그 만큼 스카이라인의 명성은 타 스포츠카들과 비교해 높은 위치에 있지만 아무나 탈 수 있는 차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좀더 편하면서도 다이내믹한 주행을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만든 차가 2인승 스포츠 쿠페인 Z 모델이다.

Z 모델 중 최근 출시된 370Z는 Z 모델 라인업의 6세대다. 1969년 처음 출시된 후 40년을 이어 온 Z 모델은 "페어레이디 Z"라는 이름을 붙였을 만큼 강력한 성능보다는 부드러운 여성을 위한 스포츠카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닛산은 그런 성격으로는 세계화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을 깨닫고, 지난 96년 Z시리즈를 단종했다. 그 결과 닛산의 스포츠카 라인업은 전멸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03년 닛산은 새로운 모델의 탄생을 알렸다. 바로 단종했던 Z시리즈를 유러피언 디자인으로 단장한 350Z를 선보이면서 벤츠나 BMW의 로드스터 라인업과 경쟁을 시작했다. 2008년엔 더욱 다이내믹해진 370Z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어 왔다. 특히 370Z는 슈퍼카에 속하는 GT-R의 스포티한 느낌과 함께 좀더 편안한 운전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모델로 개발, 닛산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는 역할을 독특히 하고 있다.

▲스타일
370Z의 디자인은 낮은 차고와 짧은 오버행, 긴 전면부와 짧은 후면부 등을 통해 쿠페형 스포츠카를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이는 좀더 공격적인 스타일로 다듬어진 형태로, 이전 4세대까지 가졌던 부드러운 선을 벗어던지고 유러피언 디자인과 관능적인 메커니즘을 차체에 담고 있다. 이 때문에 370Z는 Z시리즈의 전통에 새로움을 정확히 결합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차의 크기는 길이×너비×높이가 4,250×1,845×1.315mm로 350Z에 비해 길이는 70mm, 휠베이스는 100mm, 높이는 8mm 줄인 반면 너비는 30mm, 뒷트레드를 55mm 늘렸다. 이를 통해 370Z는 더욱 안정된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사이드 펜더를 부풀리면서 차체의 다이내믹한 느낌이 더욱 강해졌다. 특히 앞에서 뒤로 이어지는 필러 라인과, 점점 넓어지는 볼륨감 등은 이 차의 성능을 완벽히 나타내고 있다.

앞부분 중앙에 위치한 Z 엠블럼은 Z 라인업임을 과시하듯 보여주고 있으며, 부메랑 형상을 한 헤드 램프는 그 자체만으로도 날렵하면서도 공격적인 스타일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사이드 램프로 마련된 Z 엠블럼은 LED 적용으로 고급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갖게 만들었다. 큼직한 라디에이터 그릴 역시 이 차의 성능을 상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옆모양에선 앞뒤로 넓어진 펜더, 그 안쪽에 숨어 있는 18인치의 휠, 사이드 스텝 등이 돋보인다. 또 A필러에서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지는 선은 공기역학을 감안한 듯 매끄러운 형태를 가추고 있다. 그 선의 끝부분에는 리어 스포일러가 자리잡고 있다. 뒷모양에선 앞부분과 연결되는 스타일인 부메랑 형태의 리어 램프를 기본으로 더욱 커진 볼륨의 자태를 뽐낸다.

실내공간은 운전자의 시야확보와 조향능력에 중점을 둔 디자인으로 볼 수 있다. 즉 스포츠 주행을 위해 간결하면서도 필요한 건 다 갖추고 있다. 세련된 색상, 달라붙는 듯한 승차감 그리고 최적의 다이내믹 프로그램 등에서 스포츠카의 기본에 충실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시야확보를 위한 넓은 앞유리창, 운전자 중심으로 구성한 계기판과 스위치, 버킷시트 등이 최상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대시보드 중간에 놓은 수온, 전압, 디지털 시계 등의 아날로그 타입 게이지가 눈길을 끈다. 물론 도어트림과 계기판 등에 알루미늄을 적용, 외부의 다이내믹함을 실내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성능
시승차의 성능을 알아보기 전에 370Z의 판매가격이 5,680만원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흔히 닛산이 이 차의 경쟁모델로 정하고 있는 포르쉐 그리고 같은 회사의 고성능차인 GT-R에 비해 절반 이하의 가격이다. 다시 말해 그렇게 싼 가격으로 비슷한 성능을 얻을 수 있는 차가 370Z라고 하겠다. 물론 약간은 다른 성격 때문에 똑같은 조건으로 비교할 수는 없으나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370Z는 성능과 움직임 등에서 구형보다 더욱 스포티한 성격을 가질 수 있도록 알루미늄 차체를 보닛과 도어패널 등 곳곳에 사용했다. 이 같은 경량화는 최적의 동력성능을 얻어내는 데 유리하다.

시승차는 제원 상 V6 3.7ℓ DOHC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333마력, 최대토크 37.0kg·m를 낸다. 이 엔진은 이미 인피니티 G37을 통해 국내에 소개됐으나 마력 당 중력비를 4.6대 1로 낮추면서 좀더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7단 자동변속기는 조작이 편리하도록 핸들에 패들 시프트를 두고 있다.

오르간 타입의 액셀 페달을 밟자 운전자의 몸을 뒤쪽으로 밀려나게 할 정도로 차체는 앞으로 내달리면서 스포츠카 특유의 시원스러움을 느끼게 했다. 구형에 비해 또 다른 성격의 응답력이 온몸을 파고든다. 토크는 1~9%, 응답력은 40%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엔진에 적용한 VVEL(전자식 가변 밸브 리프트) 기술 덕분만은 아닌 듯하다. 다양한 메커니즘 중 빠른 주행을 위해 요구되는 응답력을 위해 변속기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보여진다.

좀더 액셀 페달을 깊숙히 밟자 엔진회전수가 빠르게 오르면서 차체는 숨겨진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낮게 드리워진 배기 사운드만으로는 차체가 고성능차임을 알 수 없지만 빠르게 움직이는 스피도미터는 시승자에게 ‘이제 만족스러운가?’라고 묻고 있다. 스피드가 높아지고 있지만 각 단의 변속충격은 거의 없었다. 액셀 페달에서 발을 떼면 구형 모델들에 비해 빠른 감속성능이 또 다시 만족스러움을 안겨준다.

잠깐 다른 생각에 빠져 있다 갑자기 나타난 고속도로 출구를 보며 시승자는 시속 120km의 속도로 코너 집입을 시도했으나 370Z는 ‘이 정도는 문제없다’는 듯 안정되게 차체를 이끈다. 시승차에 장착한 서스펜션은 차체에 어울리도록 약간은 딱딱한 스포츠 타입이다. 여기에 차량자세제어장치(VDC)가 연결돼 안정된 코너링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차의 딱딱한 서스펜션은 일본차들에선 보기 힘든 것으로, 경쟁상대를 유럽차로 맞춘 370Z가 유러피언에게 어울린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운전자의 자세를 완벽하게 유지해주는 버킷 시트는 핸들링을 최상으로 발휘하게 해준다.

앞바퀴에 4피스톤, 뒷바퀴에 2피스톤 캘리퍼로 무장한 브레이크 시스템은 "정확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제동성이 뛰어나 시승자에게 믿음을 준다.

▲총평
가격, 성능, 스타일 등 어느 면에서나 스포츠주행을 열망하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차가 370Z다. 그러나 닛산의 말처럼 370Z은 언제 어디서나 무난하게 탈 수 있는 "에브리데이 자동차"로는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 차로 스포티하고 다이내믹한 주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좀더 특별한 공간이 필요해서다. 물론 여타 스포츠카들이 부담스러운 몸짓을 보일 때 370Z는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하지만 말이다.

시승 / 한창희 기자 motor01@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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