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클래스는 지금 주문해도 내년 봄에나 차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다.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다. 그런 차에 대해 벤츠의 대형 딜러들이 할인판매와 같은 효과를 내는 조건을 내걸며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재고가 부족하면 딜러들은 각종 프로모션을 없앤다. 사는 사람은 할인은 꿈도 못꾸고 조금이라도 빨리 차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상황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벤츠의 일부 딜러는 E클래스를 파격적인 조건으로 팔고 있는 게 확인됐다. 판매조건을 보면 "특별 운용리스 이용 시 취득세와 공채 지원’이다. E클래스 중 가장 인기있는 E350을 예로 들면 취득세는 192만5,450원이다. 공채 할인비용은 519만8,850원이다. 따라서 구입자 입장에서는 총 700만원 정도 할인받는 셈이다. 그렇다면 차도 모자라는데 왜 이런 구입조건을 내놓는 것일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은 판매조건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특별 운용리스 이용 시’라는 문구가 단서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금융상품도 얼마나 많이 파느냐에 따라 이익이 달라진다. 따라서 캐피탈업체들은 소위 잘 나가는 딜러들과 거래선을 트기 위해 노력하기 마련이고, 딜러들은 고객을 몰아주는 조건으로 일정한 프로모션을 제안한다. 캐피탈업체로서는 안받아들일 수 없는 것. 따라서 이번의 경우도 딜러가 취득세와 공채비용을 캐피탈업체가 대신 내는 걸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특별 운용리스를 선택할 때는 다른 캐피탈업체의 운용리스와 비교해 금리 등에서 차이가 없는 지 잘 살펴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캐피탈업체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자신들의 마진에서 소비자에게 혜택을 준 이상 어딘가에서 이를 만회할 개연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본지는 이에 따라 E클래스 구입혜택을 주는 캐피탈업체와 일반 캐피탈업체의 리스를 놓고 동일한 조건으로 비교했으나 오히려 일반 캐피탈업체의 총 납부금액이 더 많았다.
벤츠 딜러는 두 가지 요인 덕분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첫 째는 자사의 특별 운용리스를 이용하면 취득세, 공채 등이 제외돼 전체 차량 취득원가가 낮아지고, 이는 리스 금액도 낮추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캐피탈업체들이 상품을 팔 때 각종 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정하는데, 벤츠같은 고급차 고객의 경우 원금상환 리스크가 작은 데다 딜러들이 몰아주기를 통해 일정 수익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이자를 낮게 책정할 수 있다는 것.
딜러 관계자는 “금리 책정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 같은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고, 딜러들은 물건을 더 팔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차량 출고시점까지 너무 많이 남은 경우 이탈고객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초 계약 당시 이런 혜택을 주면 이탈률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마디로 파격적인 구입혜택은 차량 계약유지를 위한 수단인 셈이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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