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였던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의 핵심 기술을 유출시켰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당시 기술을 유출한 혐의를 두고 국내 연구진 전원을 기소했다. 그러나 이번 검찰의 발표를 두고 일부에선 "왜 하필 지금이냐"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이미 상하이차의 존재는 사라진 상황이고, 갈등의 골을 어렵사리 봉합한 채 회생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쌍용차에 기술유출은 그 논란만으로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작 기소해야 할 상하이차는 배제한 채 쌍용차 국내 직원들만 기소하는 건 누가 봐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쌍용차 기술유출건은 2006년 이 회사 노조가 고발했다. 당시는 상하이차가 쌍용차의 대주주로 군림하면서 주인행세를 하고 있을 때다. 검찰이 의지를 가졌다면 고발 즉시 신속한 수사를 통해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상하이차가 손을 털고 떠난 지금에서야 기술이 유출됐다고 발표하는 건 보통 늦은 감이 있는 게 아니다. 기술이 상하이차로 넘어가는데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 법적인 문제가 있었다면 당시 상하이차 경영진을 처벌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과정이야 어찌 됐든 상하이차가 쌍용차에 매력을 느낀 건 분명 "기술"이다. 상하이차는 영국 로버를 인수해 중국 내에서 독자모델 "로위"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게다가 로위는 이미 중국 내에서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따라서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는 누가 봐도 SUV 기술이전이라는 점은 인수 때부터 제기됐다. 그럼에도 한국정부는 당시 이런 내용을 거론하는 것 자체를 꺼렸다. 어떻게든 회사를 넘겨 채권을 보전하는 게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쌍용차의 기술유출 고발건과 관련해 이제야 기소를 진행한 건 버스 떠난 뒤 손 흔든 것이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것이나 마찬가지다. 외국 경영진 요구에 어쩔 수 없이 기술을 유출시킨 직원들에게 죄가 있다면 원죄는 2004년 쌍용차를 상하이차에 넘긴 한국정부에 있다.
유출시킨 기술도 논란거리다. 쌍용차가 넘겼다는 디젤 하이브리드 기술은 기아자동차에도 있다. 더구나 하이브리드 기술은 이미 세계 자동차업체들이 보유한 표준기술이다. 쌍용차만의 첨단 기술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이라도 검찰 스스로 범죄 입증에 확신이 있다면 중국정부의 도움을 얻어 상하이차의 경영진도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상하이시가 실제 주인인 상하이차를 건드리는 건 중국정부를 처벌하는 것과 같다. 강대국 앞에서 약자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쉽게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힘없는 쌍용차 국내 연구진의 고충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