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 미국의 자동차 메이저 제너럴모터스(GM)가 스웨덴 업체와 진행해왔던 산하 사브 브랜드 매각 협상이 무산됐다.
GM과 사브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여왔던 스웨덴의 고급 스포츠카 업체 코닉세그(Koenigsegg)는 24일 사브 인수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코닉세그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6개월에 걸친 고강도의 검토 끝에 사브 자동차의 인수를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론에 도달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닉세그는 앞서 중국의 베이징차(BAIC) 등 일단의 투자자들로 컨소시엄을 구성,사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구체적인 인수조건을 협의해 왔다. 코닉세그 측은 그러나 이날 "대량생산 브랜드를 최고급 브랜드로 전환하는 방안을 둘러싸고 야기된 투자자들과의 이견"으로 인해 사브 인수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코닉세그 측은 재정문제는 해결됐으나 GM과의 협상이 길어지면서 사브 인수에 따른 수익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을 포기 배경으로 설명했다.
GM은 이에 대해 프리츠 헨더슨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실망감을 감추지 않으면서 사브 브랜드의 처리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사브 인수 철회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갑작스런 철회 때문에 며칠간 상황을 파악한 뒤 다음 주쯤 후속 조치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사브 브랜드의 처리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다음 주에 이사회를 소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닉세그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이탈리아의 피아트 그룹이나 중국 자동차업체 등이 아직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사브가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뚜렷한 인수 희망업체가 나타나지 않는데다 스웨덴 정부도 인수불가 방침을 거듭 천명하고 나서 GM측이 결국 "문을 닫는" 비상계획을 실행에 옮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웨덴 기업부의 고위관리인 요란 하글룬트는 이날 기자들에게 스웨덴 정부가 사브를 인수하지 않을 것임을 이미 천명한 바 있다면서 유일한 해결책은 다른 업체가 인수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지난 1947년 전투기 제작업체가 설립한 사브 자동차는 현재 스웨덴 공장에 4천500여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GM은 올해초 "사브를 인수한 후 전혀 수익을 내지못했다"며 정리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사브 브랜드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스웨덴 외테보리 경영연구소의 자동차전문가 마츠 칼슨은 사브가 문을 닫을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코닉세그가 사브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6월 이후 사브의 재정난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이것이 코닉세그의 포기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비싼 수제 스포츠카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코닉세그는 1년에 대당 100만 달러 이상의 초고급 스포츠카 10여대만을 생산하는 소규모 기업으로 지난 1994년 설립돼 스웨덴 남부의 한 공군기지터에 공장을 두고 있다.
사브 매각이 무산되면서 GM의 경영전략도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경제위기로 파산보호 상태에 처했던 GM은 당초 셰브롤레와 뷰익, GMC, 캐딜락 등 4개 브랜드만을 중점 육성하고 나머지는 모두 매각한다는 경영전략을 세웠으나 오펠과 새턴을 포함한 3개 브랜드의 매각이 모두 무산하게 됐다. 앞서 GM은 유럽 자회사인 오펠을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와 러시아 스베르방크가 참여한 컨소시엄에 매각하려던 계획을 전격 철회하고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오펠을 회생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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