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 희 구정모 기자 = 현대오일뱅크 경영권을 현대중공업에 넘겨야 한다는 국제중재법원의 판정을 받은 중동 석유회사가 해당 판정의 강제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우리나라 법정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오일뱅크의 최대주주인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IPIC)는 국제중재법원(ICC)의 판결은 한국에서 강제적인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 전했다.
IPIC 측은 "중재법원의 판정은 한국 법원에서 최종 판결을 얻을 때까지 어떤 법적 효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중재법원의 주요 결론들이 부정확하므로 한국에서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고 ICC 판정을 반박했다.
IPIC가 국제중재법원의 판정을 사실상 이행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국내에서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IPIC가 국제중재법원의 판정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은 중재와 관련한 주주협약의 규정을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라며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주협약에도 ICC 중재 판정은 양 당사자를 구속하는 최종적인 판결이며 어떤 경우에도 재심리를 청구할 수 없다고 명백하게 규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소송 절차 등을 거쳐 IPIC 측이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지분 70%와 경영권을 확보하고 국제중재법원의 판정을 이행하지 않은데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별도로 물을 방침이다.
앞서 국제중재법원은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 지분 70%를 가져간 IPIC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IPC가 2003년 체결된 주주 간 협약을 위반한 점이 인정된다며 보유지분 전량을 주당 1만5천원에 양도하라는 판결을 최근 내렸다. 이 판정에 따라 IPIC는 자회사를 통해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지분 전량을 시장 가격보다 싼 값에 현대중공업에 매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국제중재법원의 판정은 단심제이고, 각국 법원에서 이를 뒤집은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prayerahn@yna.co.kr
pseudojm@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