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K7이 해외에서 카덴자가 된 이유

입력 2009년11월2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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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K7은 기아 최초의 준대형차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로체 이노베이션 위로 마땅한 차종이 없던 기아로선 K7이 승용 풀라인업을 완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K7은 기아에게 매우 조심스러운 차종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차명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아는 영문 "K"와 차급을 의미하는 숫자 "7"을 조합했다. 마치 A8, A6 등의 아우디 차명법을 연상시킨다. 기아는 향후 내놓을 차종도 "K" 시리즈로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새로운 차명을 정할 때마다 쏟아붓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차명의 통일성을 부여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k7의 수출명은 카덴자(cadenza)다. 세계적으로 수출명과 내수명의 차이를 두지 않는 추세에 비춰 보면 오히려 어색한 부분이다. 물론 과거엔 수출명을 별도로 붙였던 사례가 많지만, 여기에는 차명을 규칙없이 짓다 보니 어감이나 또는 차명이 주는 의미가 해당 지역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가 분명 존재했다. 그러나 영문자 "K"와 숫자 "7"의 조합은 어느 나라에서 팔든 어감도, 의미도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도 K7의 차명을 이원화한 건 아직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이나 북미에서 "K7"을 사용할 경우 아우디 또는 BMW 작명법을 따른다며 비아냥거릴 가능성이 있다. 아직 "기아(KIA)" 브랜드가 프리미엄이 아니라는 점에서 괜한 조롱은 피하겠다는 의도가 카덴자에 숨어 있다.

기아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선 k7이란 차명에 대한 확신이 아직 없다"는 말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K7은 수출보다 내수에 주력하는 차종으로 봐도 무방하다. 내년 아중동 지역을 시작으로 중남미, 중국 등에 출시하고, 전략시장인 북미시장에는 2011년 선보일 예정이지만 본격적인 수출을 진행한다 해도 해외 판매는 국내 판매목표의 절반 수준인 2만5,000대 정도다. 연간 120만대를 간신히 채우는 국내 시장에서 K7을 훨씬 더 많이 팔겠다는 의도다.

기아도 현대와 함께 점차 글로벌 기업이 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 씨드와 피칸토(모닝) 등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고, 중국 등지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따라서 내수와 수출차명의 차별화 전략은 이제 서서히 접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제품력에 자신감을 표출했다면 브랜드에서도 자신감을 갖는 게 마땅하다. K7의 수출명 카덴자를 떠올리면 미리 주눅부터 든 기아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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