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 국내서 샌드위치 위협 받나

입력 2009년12월1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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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업체들이 자기 안방에서 샌드위치 신세로 몰리고 있다. 토요타 상륙으로 강력한 경쟁자가 생겨난 데 이어 내년에는 중국이 가격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잇따라 진출한다. 유럽업체의 경우 향후 한-EU FTA를 계기로 하이브리드카에 버금가는 높은 디젤 효율을 앞세워 소형차시장에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재 국산차업계의 가장 큰 위협대상은 단연 토요타다. 토요타는 국내 진출 이후 11일 현재까지 4,000대 이상 계약이 이뤄져 국산차업체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토요타 관계자는 "우리도 놀라고 있다"고 털어놨다. 국내 소비자가 토요타로 시선을 돌리는 건 토요타의 브랜드 이미지 덕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 등지에서 탄탄하게 쌓아 온 브랜드 이미지가 국내 소비자에게도 이미 각인돼 있었다는 것.

업계 일부에선 국산차업체들에 대한 반발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오랜 기간 정부의 보호를 받아 온 국산차업체의 시장점유율이 95% 정도이고, 이 중 현대·기아의 점유율이 80%에 달하면서 경쟁 자체가 사라진 폐단이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 즉 경쟁이 없어지면서 국산차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고, 이런 시점에 토요타가 국산차에 버금가는 가격으로 한국에 진출해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토요타의 가격정책은 같은 일본업체들도 예상치 못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토요타가 한국시장 안착을 위해 이익을 일부 포기했다는 분석마저 나올 정도다. 토요타는 국산차업체들의 점유율을 뺏는 게 목표이고, 시장점유율이 어느 선에 도달하면 차종 다양화를 통해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을 세워둔 상태다. 한 마디로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결과에 목적을 포석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내 3위 자동차업체인 동풍자동차가 한국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국내 파트너와 계약을 마치고 인증작업을 진행중이다. 동풍이 한국에 들여올 차종은 1t급 소형 상용차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제품력에서 큰 경쟁력은 없지만 가격이 저렴할 경우 수요가 일부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산차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완성차는 국내에 진출해도 아직은 별로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중국업체들은 한국시장의 부분적 잠식을 기대하고 있다. 일단 소형 상용차를 먼저 투입, 가격에 민감한 계층을 공략한 뒤 차츰 수요층을 늘려 가는 전략이다. 한국이 미국시장에 진출할 때의 전략을 국내에서 그대로 따른다는 게 동풍의 계획이다. 물론 현재로선 중국차가 한국차보다 몇 수 아래지만 중국의 자동차기술 발전속도를 보면 향후 10년 내에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산차업계는 일본업체에는 맞불을 놓고, 중국업체는 제품력으로 따돌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토요타의 경우 해외에서는 한국 브랜드가 밀리지만 안방인 한국에서는 해외와 다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격적으로 비교시승을 내세워 제품력을 부각시키는 중이다.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불리해질 수 있는 만큼 적극 공세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반면 중국차는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국산차업체도 저가 승용차시장에 뛰어들었으니 무리하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 가격경쟁은 해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가격차이가 워낙 커 가격으로만 승부가 이뤄지는 상황은 경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업체들의 안방이 점차 위협받는 건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한국차는 국내에서도 수입차의 프리미엄 공세와 중국차의 저가 공세를 동시에 막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의 애국심에 호소하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촌평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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