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뉴욕 오토쇼에서 첫 발표된 S400은 벤츠 사상 최초의 하이브리드 차다. 명차의 대명사 벤츠도 최근 세계 자동차 업계에 널리 퍼진 친환경과 연비라는 두 가지 화두에 답을 낸 것이다. 그것도 벤츠의 최상위급 모델 S클래스 한 라인으로 말이다. 국내에 S클래스 라인업이 완성 된 것을 기념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미디어 시승을 최근 열었다.
▲스타일
벤츠 S클래스는 국내에 현재 롱 휠 버전밖에 들어오지 않는다. S400 하이브리드 역시 롱 휠 버전이다. 우리나라에서 S클래스라는 상품이 가지는 이미지가 "회장님 차"라는 것을 감안하면 롱 휠 버전만 판매하는 이유가 드러난다. 휠베이스가 길면 길수록 안정감과 고급스러움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도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부분변경이라는 점에서 외관상 기존 S클래스와 큰 차이점은 없다. 유심히 살펴봐야 범퍼 부분 디자인이 약간 달라진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헤드램프에는 최신 유행인 LED가 사용됐다. 역시 주간주행등은 국내 인증법규의 부재로 달려 있어도 불은 들어오지 않는다. 후미등 역시 LED를 사용해 좀 더 높은 시인성을 확보했다.
인테리어도 S클래스의 다른 차종과 동일하다. 전체적으로 검정톤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앞쪽 도어에서 클러스터, 센터페시아, 글러브 박스 다시 반대쪽 도어로 이어지는 고광택 우드 장식은 S클래스 성격을 말해준다. 4개의 다리를 가진 스티어링 휠에도 동일한 소재를 채택 통일성을 안겨줬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의 고광택 우드 부분은 미끄러운 감이 없지 않다.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기어 레버가 다른 차의 와이퍼 작동 레버 달린 곳에 달려있다. 와이퍼 작동 레버는 방향 지시등 레버와 함께 들어가고 그 위쪽으로는 크루즈 컨트롤, 더 안쪽으로는 스티어링 위치 조절 레버가 장착돼 있다. 총 4개의 레버가 스티어링 휠에 달려 있어 약간 산만한 느낌이다. 하지만 익숙하게 되면 스티어링 휠 반경 내에서 차의 거의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
클러스터는 100% 디지털이다. LCD창에 디지털화로 한껏 높은 가시성을 확보 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버튼으로 클러스터 상의 트립컴퓨터 모니터를 조종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답게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이 적용되는 그래픽과 연비, 주행거리 등을 볼 수 있다.
센터페시아는 간결하게 정리됐다. 중앙의 모니터를 중심으로 바로 밑에는 업다운 방식의 공조레버, CD체인저, 재떨이, 컵홀더, 미디어 콘트롤 레버, 암 레스트로 이어진다. CD체인저와 재떨이, 컵홀더에는 원터치식 슬라이드 뚜껑이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닫아놓으면 깔끔한 상태가 된다. 암레스트와 미디어 콘트롤 레버 사이에는 사다리꼴 모양으로 블루투스 전화기능을 사용케하는 다이얼이 달려있다. 이 역시 평상시에는 뚜껑을 닫아놓아 시선의 분산을 막았다. 암레스트는 양방향으로 열린다. 운전자가 사용할 때는 운전석 쪽으로 조수석 탑승자가 사용할 때는 그쪽으로 열린다.
센터페시아와 앞 좌석 헤드레스트에 설치된 모니터는 각 자리에서 각기 다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S클래스 멀티미디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인 스플릿 모니터다. 다만 운전자는 안전 이유로 주행시 내비게이션 화면만 나온다. 같은 모니터를 사용하는 조수석의 경우 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이 다르게 나온다. 서로의 콘텐츠가 내는 소리가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무선 헤드셋이 제공된다. 뒷좌석용 멀티미디어 리모컨도 함께 들어간다. 그간 불만으로 제기됐던 내비게이션은 1년간 한국의 지형을 종합적으로 조사, 개발한 벤츠 전용이다. 하지만 현재 S클래스만 적용된다.
▲성능
S400 하이브리드 엔진은 S350과 동일하다. 하이브리드 전용이지만 기본적인 출력도 같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전기모터를 장착, 20마력의 출력과 약간의 토크를 추가 했다. 따라서 S400 하이브리드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299마력, 최대토크 39.2kg․m를 낸다. 0-100km/h 가속속도는 S350보다 0.1초 단축된 7.2초다.
전기모터가 내연기관의 동력을 보조하는 시스템인 마일드 시스템을 장착했기에 시동시 엔진이 먼저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첫 시동을 걸었을 때 굉장히 조용하다는 느낌이 든다. 가속을 천천히 해보아도 엔진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하이브리드라는 특성상 엔진 소음을 잡기 위한 벤츠의 노고가 느껴진다. 전기모터는 평소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악셀레이터를 꽉 밟을 때, 혹은 출력이 달린다고 차가 스스로 판단하면 전기모터가 돌아가 동력을 보조한다. 트립컴퓨터 그래픽을 보면 동력 전달 상황을 확실하게 관찰 할 수 있는데, 평소 주행 때는 엔진에서 바퀴쪽으로 흰색 화살표가 표시된다. 엔진만을 사용한 주행이다. 반대 방향으로 생기는 녹색 화살표는 배터리 충전을 의미한다. 회생브레이크나 탄력주행시 생기는 회전력으로 배터리를 충전한다. 전기모터가 동력의 보조역할을 할 때는 화살표는 붉은 색으로 변화한다. 엔진과 전기 모터의 동력이 합쳐진다는 의미다.
전기모터라는 것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S400으로 고속 주행시나 언덕길을 올라갈 때 확연히 드러난다. 단편적인 설명으로는 좀 더 치고 나가는 맛이 있다고나 할까? 대형세단임을 감안하면 보다 역동적인 성능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저속주행이나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는 약간 답답함도 느껴진다. 액셀레이터 꾹 밟았음에도 생각보다 차가 앞으로 나가지 않아서다. 한번 멈췄다가 기동하는 인상이다. 이유는 에코 스타트/스탑 기능 때문이다. 에코 스타트/스탑 기능은 연비를 높이기 위한 기술로, 정지시 엔진이 멈추는 기능이다. S400의 에코 스타트/스탑은 20km/h 이하일 때 브레이크를 떼는 것만으로 시동이 꺼진다. 그리고 다시 가속 시에 작동된다. 이 때 엔진을 재점화 하는 시간이 필요해 약간의 대기시간이 발생한다. 벤츠로서도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공인연비는 9.2km/ℓ로 S350의 8.3km/ℓ와는 1ℓ 차이도 나지 않는다. 흔히 생각하는 하이브리드의 특성이라면 높은 연비 수준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연료효율을 많이 높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연비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전체 하이브리드 시스템 무게를 75kg로 최소화한 점과 4,000cc 엔진과 동급인 운동성능을 살펴본다면 그다지 무리 없는 수준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총평
S400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위치상는 엔진룸에 장착됐다. 때문에 하이브리드임에도 내연기간 만을 사용한 다른 S클래스와 동일한 실내 공간, 트렁크 용량을 유지 할 수 있다. 회사측은 골프백 하나 트렁크에 들어가지 않는 S클래스라면 제 아무리 뛰어난 하이브리드라도 S클래스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공간 배치에 있어서도 명차라는 자존심을 제대로 살려낸 것, S400 하이브리드라는 생각이다.
가격은 S350보다 2,800만원이 비싸고, S500보다 3,300만원이 싼 1억6,790만원이다. 성능만을 두고 봤을 때 S350과 S500 중간자인 S400 하이브리드 가격도 중간 가격으로 꽤나 합리적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상징성이 강하다. S400 하이브리드 또한 벤츠 하이브리드의 가능성을 점친 차종으로 생각된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