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의 프리미엄 자존심 K7

입력 2009년12월1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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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K7의 성격은 명확하다. 기아가 내세우는 슬로건대로 ‘다이내믹 럭셔리 세단’이다. 역동적이고 고급스러운 세단이라는 의미다. 실제 타보니 역동성은 유럽형에 가까워진 단단한 서스펜션 세팅을 두고 하는 말이고, 고급스러움은 조명과 각종 기능을 자랑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해말 출시돼야 했으나 네 차례의 디자인 수정을 거치며 1년이나 미뤄져 지난 11월에야 태어난 K7을 시승했다.

▲디자인
핵심은 역동성이다. ‘다이내믹’을 담아내려 최대한 노력했다. 최근 고급 세단이 추구하는 벨트라인 높이기도 시도했고, 마이너스 옵션 휠도 적용했다. 프로젝션 헤드 램프 위를 눈썹처럼 감싸는 간접조명은 LED를 반사시켜 은은한 빛을 내도록 했다. 그릴은 5선이지만 크롬으로 테두리를 감쌌다. 크롬은 측면에서 유리창을 두르는 데 사용했고, 리어 범퍼 하단에도 들어갔다. 고급스러움을 위해 크롬을 곳곳에 넣었으나 좀 지나치다는 느낌이 든다. 기아 디자인 관계자는 “원래 크롬 소재 사용은 최대한 억제하려 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크롬 장식을 좋아하는 점을 감안해 다소 많이 사용한 감이 없지 않다”고 털어놨다.

리어 램프는 아우디차와 많이 닮아 있다. 신차발표회장에서 기아 디자인담당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음에도 개인적인 느낌은 닮았다는 것이다. 측면 디자인도 스포티하다. 그러면서 앞에서 뒤로 흐르는 선이 매끄럽다.

운전하기 위해 차에 다가갔다. 문을 열면 벨소리가 나며 운전자를 인식한다. 이를 두고 기아는 ‘자동차는 애마’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각종 품목과 기능이 한눈에 들어온다. 계기판은 실린더 타입이다. 붉은 조명을 사용해 시각적으로 개성을 부여했다. 시승차의 경우 VG350 풀옵션으로 내비게이션이 센터페시아 상단에 자리했다. 아쉬운 점은 번쩍거리는 블랙 센터페시아다. 기아에선 고급스러움을 위해 채택했다고 하지만 오히려 싸구려로 보인다. 이 부분은 기아 디자인 관계자도 어느 정도 동의했다. 다만 주력차종인 2.7이 아니라 3.5에만 적용되는 것이어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는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성능
시승차는 최고출력 290마력을 낸다. 따라서 성능면에선 전혀 부족함이 없다. 언덕을 오를 때도 힘이 남는다. 가속 페달의 답력도 센 편이 아니어서 가속주행성에선 부드러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도 묵직한 편이 아니다. 반면 승차감은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하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스포트’ 모드로 전환이 가능하지만, 스포트 모드와 일반주행 모드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아는 최대한 유럽형에 가까운 승차감을 구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승차감이 단단하다는 점은 핸들링이 좋다는 말과도 같다. 실제 핸들링은 앞바퀴굴림 방식임에도 날카로운 편이다. 움직이는 대로 차가 제어된다. VDC 등이 도움을 주기는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단단한 승차감에 역동적인 핸들링을 최대한 확보하려 했다는 의도는 충분히 체감할 만하다.

승차감은 기아도 ‘걱정 반, 기대 반’이다. 단단하게 세팅했지만 자칫 ‘지나치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어서다. 전반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단단함을 선호하는 쪽으로 흐르지만 그래도 ‘너무 단단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게 회사측 걱정이다. 사실 승차감 부분에선 메이커와 소비자의 미묘한 입장차이가 존재한다. K7의 경우 메이커가 과감히 ‘단단함’ 쪽으로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이동시키려 한 흔적을 볼 수 있다. 따라서 K7의 승차감에선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전망이다.

▲총평
K7은 기아의 프리미엄 세단이다. 기아가 맞상대로 지목한 차종이 렉서스 ES350일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가격 대비 상품성을 보면 경쟁력은 있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브랜드 경쟁력이다. 넓은 실내, 넣을 건 다 넣었을 만큼 갖가지 편의기능이 있지만 브랜드에선 열세가 아닐 수 없다. 실제 K7을 ES와 비교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도 기아 브랜드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분명히 평가할 수 있는 건 기아가 프리미엄 컨셉트를 내세워 준대형의 역동적 세단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적어도 이전과는 다른 고급스러움과 역동성을 충분히 표현해내서다. 따라서 K7 자체만 놓고 보면 결코 만만하게 볼 차는 아니다. 현대가 그랜저 후속차종(HG)에 쓸 플랫폼을 먼저 사용했고, 이미 계약대수도 1만대를 넘어섰다. 기아로선 성공적인 출시에 쾌재를 부를 일이다. 그러나 기아 관계자의 말처럼 소비자 평가는 앞으로 시간을 더 두고 지켜 봐야 명확히 알 수 있다. 단단한 승차감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시승 /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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