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직업, F1 드라이버

입력 2010년01월0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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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원
유경욱
주대수
최명길
황진우
새해 벽두부터 폭설이 쏟아진 한국과 달리 열대의 태양이 작렬하는 말레이시아에서는 우리나라의 차세대 레이서 5명이 F1 드라이버를 꿈꾸며 구슬땀을 흘렸다. 2010 F1 한국 그랑프리 운영법인인 KAVO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동안 국제자동차경주장 세팡 서킷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해외 주행테스트를 실시했던 것.

이번 테스트에 포함된 드라이버는 안석원, 유경욱, 주대수, 최명길, 황진우 5명이다. 이들은 모두 포뮬러(1인승 오픈휠) 형태의 레이스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국가대표급 실력파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꿈꾸는 F1 드라이버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세계에서 단 26명에게만 허락된 희귀 직업 그리고 한국인이 그 자리에 들어갈 때는 월드컵 결승골에 맞먹는 국제적 파급효과라고도 불리는 자리다.

▲꿈의 직업을 가진 극소수의 스타들
레이싱카의 격납고 역할을 하는 서킷의 핵심부 패독. 경주차 정비센터와 레이싱팀의 현장본부가 되는 이 지역은 모터스포츠라는 거대 생명체를 가장 가깝게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비교대상조차 없는 최고봉 스포츠인 F1 그랑프리가 열릴 때면 패독은 특별한 마법에 걸린다. 예를 들어 이 곳에 돌멩이를 하나 집어 던졌다고 해보자. 이 돌이 백만장자의 머리에 맞을 확률이 90% 이상이다. F1이라는 거대산업의 종사자 대부분이 고액 연봉자이기 때문이다.

▲어느 스포츠보다 강한 체력 부담을 요하는 F1 시트
콕핏이라 불리는 F1 머신의 조종석은 이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의자 가운데 하나다. 드라이버의 등 뒤에 엔진이 있고, 발 옆에는 1,000도 이상까지 뜨거워진 카본 브레이크가 달려 있다. 더구나 뜨거운 아스팔트의 복사열은 낮은 차체의 경주차에 쉽게 전도된다. 이런저런 악조건들을 더하면 콕핏의 온도는 40도에서 50도에 달한다. 더구나 드라이버들은 만일의 화재에 대비해 불에 타지 않는 특수 소재(노막스)의 두꺼운 옷을 입고 있다. 한여름에 내복과 오리털 점퍼를 입고 한증막에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다.

드라이버가 느끼는 가장 큰 신체적 부담은 고속주행이나 회전 시 원심력에 의해 발생하는 중력가속도(G포스)다. 이 때의 압력은 최대 5G에 이른다. 전투기 조종사처럼 특별한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인은 3.5G면 기절할 확률이 높다. 드라이버들은 중력의 4배의 힘을 온몸으로 견디며 마우스로 그림을 그리듯 정밀한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F1 중국 그랑프리의 경우 평균 1,500번 이상 기어를 바꾼다. 시속 300km에서 핸들을 조작할 때는 20kg의 물체를 드는 것과 같은 힘이 필요하다.

▲고도의 두뇌와 순발력을 요하는 직업
경기를 하는 사이 드라이버의 심장은 1분에 185번 정도로 빠르게 뛴다. 전투기 조종사의 음속비행중 스트레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래서 경기가 끝난 뒤 보통 3kg 정도 체중이 빠진다. 다행히 1년 내내 이 같은 악조건 속에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체도 따라서 진화한다. G포스를 집중적으로 견뎌야 하는 F1 드라이버들의 목근육은 봅슬레이 선수보다 20% 정도 더 잘 발달됐다.

시력도 일반인과는 다르다. 거리측정의 정확성, 명암구분 능력,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의 핀트를 순간적으로 정확히 맞추는 능력 등이 탁월한 경지다. 50cm 앞 계기판을 보다가 갑자기 100m 전방 상황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긴장의 순간 속에서 얻어진 능력이다. 미하엘 슈마허 등 경험 많은 드라이버들은 달리면서 대형 TV에 중계되는 라이벌의 주행 모습과 자막으로 처리된 현재 기록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뛰어난 두뇌능력도 레이서들의 기본조건이다. 라이벌이 어디까지 따라 왔는지, 경주차 상태가 나빠질 가능성은 없는지, 혹시 비가 내린다면 타이어를 언제 바꾸는 게 유리할지, 남은 연료량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어느 정도인지 끊임없이 계산해야 한다.

"달리는 백만장자" 자리는 이렇듯 거저 얻는 게 아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우리 속담은 극한의 트랙을 달리는 F1 드라이버들에게도 딱 들어맞는 말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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