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사는 곳으로 이끄는 도담삼봉 설경

입력 2010년01월1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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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삼봉 설경
눈 속에 묻힌 도담삼봉 설경이 이채롭다. 깃대처럼 우뚝 솟은 기암괴석 세 봉우리가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파수꾼처럼 서 있다. 언 강물 위에도 하얗게 쌓인 눈이 세상의 경계를 지운다. 신선이 사는 마을이 저기 어디쯤일 것 같은 도담삼봉의 겨울 풍경은 문득 그런 생각을 일게 한다. 그 때문일까. 오래 전부터 이 곳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도 귀기울여진다.



도담삼봉은 원래 강원도 정선군에 있던 산이었다. 산수경관이 빼어난 삼봉산은 마을사람들이 사랑하던 명산이었다. 어느 해 대홍수가 난 후 삼봉산의 모습이 자취를 감췄다. 마을사람들은 빼어난 명산이며 주민들의 안식처였던 삼봉을 찾기 위해 수소문했다. 보름째 되던 날 지금의 단양 매포에서 삼봉을 발견했다. 큰 산이 흙은 다 씻기고 돌만 남았으나 산세로 보아 삼봉이 틀림없었다. 매포 사람들도 그 사실을 확인하고 인정해 해마다 정선에 삼봉산에 대한 세금을 내게 됐다. 그런데 몇 십 년을 말없이 세금을 바치던 매포사람들이 어느 해부터 그 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억울한 일이라 생각하고 다들 모여 세금을 내지 않을 방법을 논의했다. 하지만 의견만 분분할 뿐 뚜렷한 해결책이 없었다. 그 때 어린 아이가 어른들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수묵화를 방불케하는 눈덮인 산


"그 일은 내일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유람선 선착장
다음 날 마을에 강원도에서 세금을 받으러 온 세리가 세금을 내라고 독촉하자 앞서의 그 어린 아이, 정도전이 앞으로 나서며 “올해부터는 삼봉산의 지세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하자 세리가 놀라서 “세금을 내지 않는 이유를 대보라"며 호령했다. 이에 어린 정도전은 조금도 굴하지 않은 목소리로 "삼봉이 정선에서 떠내려와 이 곳에 머문 것은 우리 마을사람들이 이 곳에 오라고 한 것도 아니요, 제멋대로 온 것이니 이 곳에서는 아무 소용없는 봉우리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며 "삼봉이 그렇게 소중한 것이면 정선으로 도로 가져가면 될 것 아니겠는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강원도 세리는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갔고, 그 후부터는 매포사람들이 삼봉으로 인해 세금을 내는 일이 없게 됐다고 한다.



단양은 예로부터 단양팔경을 비롯해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했다. 숱한 시인묵객이 찾았고,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한 정도전을 비롯해 퇴계 이황, 토정 이지함 등 역사적으로 이름난 많은 인물들이 쉬어갔던 곳이다.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옛터전이 물에 잠기고 마을은 구단양과 신단양으로 나눠지는 변화를 겪었으나 여전히 변치 않은 단양팔경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광공업전시관


남쪽 소백산맥에서 내려오는 한강과, 지류인 두 하천을 따라 펼쳐지는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과 고려시대 때 학자 우탁이 쉬어간 사인암, 단양에서 서북쪽으로 있는 구담봉과 옥순봉, 북쪽의 도담삼봉, 석문 등 단양의 8경은 지금도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들이다. 그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도담삼봉은 가운데 봉우리가 가장 높고 좌우의 두 봉우리는 그 보다 낮다. 큰 봉우리는 점잖은 모습을 하고 있고, 교태를 부리는 듯한 남쪽 봉우리는 첩봉(妾峰) 또는 딸봉이라 불리고, 북쪽 봉우리는 처봉(妻峰) 또는 아들봉이라 한다. 가운데 봉우리 허리쯤에 서 있는 정자는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망루 역할을 한다.



눈 속에 파묻힌 정도전 동상
단양 8경은 유람선을 타고 충주호 물살을 가르며 돌아보게 되는데, 아무래도 이 겨울엔 어울리지 않는 코스가 되리라. 대신 동굴탐사라는 또다른 재미가 기다린다. 단양에는 동굴이 많다. 다른 지방에는 1개도 찾아보기 힘든 동굴이 이 곳에는 4개나 모여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동굴은 고수동굴. 천연기념물 제256호로 지정된 고수동굴은 주굴의 길이 600m, 지굴의 길이 700m로 총연장 1,300m를 자랑한다.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로 석회암의 석주, 석순은 천태만상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동굴 안을 일주하려면 1시간 정도 걸린다. 억겁의 세월이 침묵하고 있는 동굴 속, 신비로움과 짜릿한 즐거움을 주는 동굴탐사는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에 어울리는 따뜻한 장소다.



*맛집

도담삼봉 근처 식당가
신단양 선착장 부근과 도담삼봉 상가지역에 민물매운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있다. 도담산봉 어부네집(043-422-2208), 동원초밥(043-422-3457) 등은 쏘가리회와 민물매운탕을 선보인다. 맛나식당(043-422-3380)의 얼큰한 오소리감투전골은 추운 겨울에 어울리는 메뉴다.



*가는 요령

5번 국도 도담삼봉터널
중앙고속도로 북단양IC에서 빠져 5번 국도를 따라 단양읍내로 들어간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도담삼봉 관광지 출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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