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그 이름만으로도 카마니아들을 설레게 하는 BMW의 고성능 라인업에 추가된 차가 있다. X5 M과 X6 M이다. 모두 SUV를 바탕으로 만든 BMW 최초의 역동적인 4WD로, BMW가 추구하는 모든 걸 담아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국시장에 선보인 X6 M을 시승했다. 이번 시승의 초점은 덩치 큰 SUV가 어떤 모습으로 바뀔 수 있는 지에 뒀다.
▲스타일
외관은 기존 X6가 지닌 특유의 쿠페 스타일을 바탕으로 날카로움과 역동성을 강조했다. 전면에 있는 대형 공기흡입구를 비롯해 20인치 경합금 휠과 함께 앞뒤 에어댐은 물론 듀얼 머플러가 적용돼 M 모델 고유의 스포티함을 살렸다. 실내에서는 M 가죽 스티어링, M 풋레스트, M 계기판, M 전용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M 모델 고유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X6의 뒷좌석 헤드룸은 탑승객의 앉은 키에 따라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체형이라면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차의 내부는 전반적으로 잘 정돈된 디자인을 보여주며 곳곳에 편의품목을 채택, SUV의 공간활용성을 살렸다.
▲주행&승차감
뒷좌석에 타고 승차감을 체크했다. 시속 200km가 넘는 상황에서도 특별히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주행중 운전자가 갑자기 차선을 변경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반적으로 뒷좌석이 크게 요동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차는 앞뒤가 따로 노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여기에는 몸을 잘 지탱해주는 시트도 한 몫 했다.
배기량 4,395cc의 우렁찬 배기음은 귀와 심장을 자극한다. 듣기에 나쁘지 않다. SUV지만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카의 느낌이 확실히 전해진다.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스티어링 휠의 "M’ 버튼을 눌렀다. 마법에 걸린 것처럼 순간 차가 확 달라진다. 버튼 하나로 차의 모든 기능이 최고의 역동성을 발휘하기 위한 설정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가속 페달을 꾹 밟았다. 몸이 뒤로 확 젖혀지며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돌파한다. 성인 남자 4명을 태운 SUV의 민첩성으로는 수준급이다. 기대 이상으로 강력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시간이 4.7초에 불과하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한적한 길에서 가속 페달을 다시 끝까지 밟았다. 순식간에 시속 200km를 넘어 속도계는 시속 250km를 가리킨다. 비가 온 뒤라 노면이 미끄러워 더 이상의 가속은 자제했다. 그러나 불안감이 느껴지기보다 충분히 더 달릴 수 있을 법한 여유가 확인된다. 강력한 성능은 엔진 배기량 덕분이기도 하지만 BMW가 특허 출원한 트윈 스크롤 트윈 터보차저 기술의 역할이 가장 크다. 지속적으로 밀어붙이는 힘이 일품이다. 최고출력 555마력과 최대토크 69.4kg·m의 수치가 직접 몸에 와 닿는다.
스포츠 주행 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앞유리를 통해 주행정보를 표시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였다. M모드를 사용할 때는 엔진회전수와 속도가 함께 나타난다. 이를 통해 계기판을 보지 않아도 정확한 변속시점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고속주행 시 좁아지는 시야를 보완할 수 있어 좋다.
스티어링 휠 뒤 패들 시프터를 사용해 변속하며 갑작스레 차선도 변경했다. 가볍지 않고 딱딱한 느낌의 변속레버는 정확한 변속에 도움이 됐다. 변속반응은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아님에도 상당히 빠르다. 여기에 엔진회전수를 잘 활용하면 원하는 타이밍에 치고 나갈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갖췄다. 게다가 고속에서 갑자기 차선을 변경해도 차가 균형을 잃지 않는다.
고속에서의 코너링도 매우 안정적이다. 자로 잰 듯 완벽한 선을 그리며 주행이 가능하다. 차 스스로 철저하게 자세를 제어하고 있는 듯하다. 과연 SUV가 맞는 지 의심이 들 정도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해 놓아서인지 서스펜션은 단단하게 차체를 잡아준다. BMW 특유의 지능형 4WD 시스템 x드라이브와 20인치 휠이 안정감을 더해준다.
달리고 도는 것만큼 중요한 게 멈추는 것이다. 이 차는 제동성능 또한 수준급이다. 대구경 디스크가 적용된 고성능 브레이크는 믿어도 괜찮다. 원하는 순간, 원하는 위치에 차를 세워준다.
▲총평
BMW는 시승차의 경쟁모델이 없다고 자부한다. 실제 X6 M은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가 아니라 지속적인 훈련을 거치며 잘 관리한 경주마와 같다. 딱히 단점을 꼽기 어렵다. 굳이 트집을 잡자면 차가 너무 완벽하게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어 재미가 덜 하다는 점이다. 차체 중심이 높은 SUV임에도 완벽에 가깝게 자세를 제어하는 모습은 놀랍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운전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차다. 최근 M시리즈가 드러내고 있는 ‘날마다 탈 수 있는 스포츠카’라는 성격이 100% 반영된 셈이다.
BMW 최초로 선보인 4WD 정통 스포츠카 X6 M의 가격은 1억6,190만원이다.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효율성과 성능 모두를 챙겼으니 분명 매력은 갖췄다.
시승 /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