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옵틱스가 국내 저속 전기차시장에 뛰어들면서 전기차시장도 이른바 무한경쟁시대에 들어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저속 전기차를 판매하는 회사는 CT&T와 레오모터스, 삼양옵틱스 등이다. 이 가운데 선두업체는 CT&T로, 전기차 "e존"을 팔고 있다. e존의 경우 납축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판매가격이 1,300만 원,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쓰면 2,000만 원에 달한다. 납축 배터리는 1회 충전으로 최대 70km, 리튬폴리머는 110km를 달릴 수 있다. 삼양옵틱스의 전기차 삼양-잽은 1회 충전으로 최대 40km 주행이 가능하다. 판매가격은 2,000만 원에 조금 못미칠 전망이다. 두 모델을 보면 결국 판매가격에 비해 주행거리와 충전의 불편함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저속 전기차가 당장 급속하게 늘어나지는 않을 게 확실하다. 게다가 저속 전기차 허용구간을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정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저속 전기차여서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되면 일반 내연기관차 보유자들의 민원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지를 중심으로 일단 허용구간이 지정되지 않겠느냐"며 "그러나 최대 주행거리가 짧아 불편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물론 그런 불편을 상쇄할만한 장점도 있다. 운행비용이 무척 싸다는 것. 실제 전기차업계에선 저속 전기차를 매일 최대로 운행하더라도 월 전기료가 10만 원 미만이라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따라서 근거리 업무용 등으로 기업이 활용할 경우 비용절감에 유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기차의 친환경성은 제쳐놓고라도 경제성에서 탁월하다는 얘기다. 결국 저속 전기차 구입자는 자신의 운행패턴과 구간, 비용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저속 전기차의 등장은 국내 완성차업체에도 부담을 준다. 저속 전기차가 늘어날 경우 경차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충전 인프라가 구축되기 전까지 운행에 불편이 클 것"이라며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전국에 2,700개의 충전망을 갖춘다는 계획을 제대로 실행한다면 그 때 진출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