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자동차회사인 피아트는 5일 지속적인 영업손실로 폐쇄가 유력시되는 남부 시칠리아섬 테르미니 공장을 유지하는 대가로 정부가 제안한 보조금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피아트 시설책임자인 에르네스토 아우치는 이날 이탈리아 산업부와의 의견조율을 위한 회의에 들어가면서 "우리는 (정부에)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할 말을 다했다"고 말했다고 안사(ANSA) 통신이 전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시칠리아섬 팔레르모 인근에 있는 테르미니 공장을 계속 가동시키고 다른 4개 공장의 조업 단축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폐차 보조금 연장을 제안했지만, 피아트 측은 한층 광범위한 산업 정책을 요구하면서 정부 제안을 거부했다.
루카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 피아트 회장은 "작년도 폐차 보조금의 70%는 외제차로 들어갔다"며 이 제도가 피아트의 경영여건 개선에 도움이 안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날 산업부와의 회의에서 피아트 측은 테르미니 공장 폐쇄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몬테제몰로 회장은 토리노에 본사를 둔 피아트가 이탈리아 국민들의 일자리 보호를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비난에 대해, 자신이 회장에 취임한 2004년 이후 피아트 그룹이 전세계에서 지출한 250억 유로 가운데 이탈리아에서 지출한 액수가 160억 유로가 넘는다며 반박했다. 그는 "이는 피아트 전체 지출액의 3분의 2가 넘는 규모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피아트가 수년 동안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내 손목시계를 사는 데 정부 돈은 단 1유로도 안 들어갔다"고 부인했다.
피아트는 주문량 감소에 따른 감산을 위해 시칠리아섬 테르미니 공장을 폐쇄한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고, 오는 22일부터 내달 7일까지 2주 동안 이탈리아 전역의 모든 공장 조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테르미니 공장에는 몇 달 채 노동자들이 점거 농성 중이며, 다른 공장 노동자들도 지난 4일 약 4시간 동안 파업을 벌였다.
한편 클라우디오 스카욜라 산업부장관은 테르미니 공장 노동자들에게 피아트가 됐든, 다른 기업이든 공장이 가동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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