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도요타 자동차의 대량 리콜 사태로 컴퓨터화된 자동차의 잠재적 문제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4일 보도했다.
도요타 자동차는 가속페달 결함으로 인한 리콜을 결정했을 당시부터 줄곧 그 사유에 대해 전자부품상의 문제점이 아닌 `기계적인" 문제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990년대 후반 이후 각종 자동차 부품이 전자화됐으며, 이러한 전자화로 문제가 생겼을 수 있으므로 이 분야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WSJ은 이날 컴퓨터화된 자동차에서 전자파장애(전자파간섭)가 발생해 갑자기 차가 가속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 3일 현대식 스로틀 시스템에 전자파장애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 `새롭게 바라보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자동차가 전자시스템화되면서 전자공학자들과 자동차 안전 전문가들이 제기했던 우려와도 맞닿아 있는 것이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가속페달은 운전자가 페달을 밟거나 발을 떼면 그에 따라 페달에 연결된 케이블이 엔진 스로틀(조절판)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작동됐다.
하지만 현재 많은 자동차는 페달에 장착된 센서가 페달의 위치, 즉 페달이 얼마나 밟혀있는가를 감지한 뒤 이를 엔진 스로틀 조절 컴퓨터에 전달하는 전자화된 방식을 이용한다. 이 센서 또한 자동차 안에 내장된 수많은 전자부품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갖다대면 스피커가 지직거릴 수 있는 것처럼 전자파의 간섭을 받을 수 있고, 결국 엔진이나 다른 부품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전자공학자 앤토니 앤더슨은 이론적으로 신호에 전자 잡음이 섞이면 엔진 스로틀을 열어 차가 가속하게끔 자동차 컴퓨터에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는 별도로 포드 자동차에서까지 브레이크 문제가 발생하면서 소프트웨어 결함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포드 자동차는 운전자들이 일부 하이브리드 자동차 모델의 브레이크가 기존 유압식 브레이크로 전환될 때 제동이 잘 안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불만을 제기함에 따라 브레이크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미시간 주립대학의 훼이 펭 교수는 기계 브레이크보다 전자 브레이크가 더 안전하다고 밝히면서도 자동차의 전자 제어장치에는 시스템상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민감한 문제는 바로 전자부품상 결함이 발생하더라도 그 원인을 규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전자파장애는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전자파장애가 자동차 충돌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영국 전자공학자인 키이스 암스트롱은 자동차 회사가 전자파장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다 실험할 수는 없으며, 다른 평가자에게 소프트웨어나 전자부품의 검토를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동차의 다른 전자부품과는 별개로 작동되며,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이 동시에 밟힐 경우 연료 주입을 정지시켜주는 비상 스위치를 차에 장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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