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늘면서 각종 편의 및 안전장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급 오디오 시스템, 통풍·온열 시트, 웰컴 라이팅, 레인센서는 이미 기본이고, 에어백도 정면과 사이드 및 커튼 에어백도 마련됐다. 나아가 주행안전성을 높여주는 VDC까지 이른바 자동차가 첨단 기능의 집합체로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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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백은 기본품목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그러나 화려한 편의장비 선호도와 달리 안전장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은 여전히 소홀한 게 현실이다. 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제조사도 편의장비 갖추는 데는 발빠르게 움직이지만 안전품목의 기본화에는 인색하다. 실제 편의장비 적용으로 오른 차 값을 낮추려고 안전품목은 슬그머니 빼는 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안전품목을 적극적으로 기본품목에 넣으려는 미국이나 유럽과는 딴판이다. 그 결과 수출용과 달리 내수용 자동차에는 안전품목의 선택권이 거의 없다.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되는 차에 VDC와 6개의 에어백이 기본으로 적용될 때 내수용은 동승석 에어백이 고작이다.
안전장치의 중요성은 실제 사고위험 순간에 빛을 낸다. 능동형 안전장치인 차체자세제어장치(VDC, ESP)는 미장착 차에 비해서 사고율이 1/3 수준에 불과하다. 운전자의 실수를 만회해 주는 장치로선 제격인 셈이다. 그와 더불어 에어백은 사고 시 1차적으로 탑승객에게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주는 쿠션 역할을 한다. 2차적으로는 유리 파편 등 비산물이 탑승객에게 주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품목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안전장비는 여전히 선택품목에 머물고 있다. 정부가 법으로 규정하지 않고, 소비자 선호도 또한 낮다는 이유에서 제조사도 기본품목에 넣기를 꺼린다. 스스로 다른 차나 보행자를 감지해 멈춰 서는 "똑똑한" 자동차가 등장한 때에 시대에 뒤진 기준이 아닐 수 없다. 안전장비의 장착이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말은 핑계에 불과할 뿐이다.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안전이 확보돼야 하는 이동수단이다. 누구나 안전하고 즐겁게 차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능동형 장비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안전장비는 기본품목에 포함되는 게 마땅하다. VDC와 6개 에어백 등이 내수용차에도 적용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자 선호도가 낮은 게 현실이라고 하더라도 오히려 계도와 계몽을 통해 높이는 쪽으로 유도하는 게 정부와 제조사의 역할이다. 더불어 소비자는 ‘안전한 차’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안전은 단순히 구입할 때 돈으로만 따질 수 있는 조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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