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확대정책이 문제 원인" 반성

입력 2010년02월1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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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대량 리콜 사태로 위기에 몰린 도요타자동차의 최고경영자가 뒤늦게 고개를 깊이 숙이고 문제점을 시인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도요타의 문제 인식이나 대응이 너무 늦다"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17일 도쿄 시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급속한 확대정책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인정했다. 그동안 마지못해 미국의 여러가지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별 문제도 아닌 걸 가지고 미국이 너무 심하게 몰아붙인다"며 불만스러워했던 도요타자동차가 드디어 자신의 문제점을 시인한 것이다.

도요타가 반성하는 점은 한마디로 말해 "덩치가 너무 빨리 커졌다"는 것이다. 도요다 사장은 "세계 각국에서 판매 금융에 기반해 실제 수요 이상으로 매출을 늘린 측면이 있었다"며 "양적으로는 급격하게 성장하면서도 품질 측면에서 인재를 육성하는데 충분히 시간을 들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원래 도요타의 생산 원칙은 "팔릴 만큼 만든다"는 것인데, 이 원칙을 스스로 깨버리고 성장에 치중한게 문제라고 반성한 것이다.

도요다 사장은 문제를 고치기 위해 품질 관리와 이를 위한 사내 변혁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우선 브레이크가 액셀러레이터보다 우선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브레이크 오버라이드"라는 장치를 모든 신모델에 차례로 장착할 예정이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액셀러레이터가 어떤 상태에 있든 이를 전자제어 장치로 해제한 뒤 멈추게 하는 비상정지장치로, 이를 설치하면 미국에서 문제가 된 것처럼 브레이크가 플로어 매트에 걸려도 차를 멈출 수 있다. 독일제 차에는 이 장치가 거의 설치돼 있는데 도요타 차에는 없다는 점이 미국 등에서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도요타의 이런 반성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8일자 조간에서 "도요타의 상처가 자꾸만 커지는 것은 제조업자의 논리에 치우쳐 미 당국이나 소비자의 반응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셉 파우디 미국 뉴욕대 대학원 조교수는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비난이 거세진 것은 도요타가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 늦고 대응이 지체됐기 때문"이라며 "도요타가 문제의 전모를 파악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확실하지 않다. 미국인이나 미국의 미디어는 문제가 일어났는데도 이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자세를 큰 문제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 자신도 이런 지적을 받아들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도요타 간부는 "다양한 고객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후회했다. 브레이크가 플로어 매트에 걸리는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사실 이 문제는 설명서에 적힌 대로 플로어 매트를 두 겹으로 깔면 일어나기 어렵다. 일본 고객이라면 설명서대로 행동했겠지만 미국 등에는 그렇게 하지 않는 고객이 적지 않았지만 도요타는 일본 밖 고객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고 "(플로어매트를 두겹으로 깔지 않은 건) 고객의 문제"라고 대응해 문제를 키웠다.

소비자의 항의를 받은 뒤 이를 빨리 인정하기보다는 회사 내부적으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장치를 개량하는 데 치중한 일본식 방식은 "문제를 은폐하려 한다"는 비판을 불러왔고 도요타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뒤에도 미국 법인에 중요사항을 결정할 권한을 주지 않고 일본 본사 위주로 움직인 것도 문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국 덩치는 글로벌 기업으로 커졌는데 생각은 일본 방식에 머문 게 문제라는 것이다.

도요타가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최고경영자가 여전히 다소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도요다 사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최고경영자의 기자회견이나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내가 늦게 등장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이렇게 (기자회견에) 나와있지 않느냐. 도망치려고 회견을 늦추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미 의회 청문회 출석에 의욕적이던 도요다 사장이 갑자기 소극적으로 변한 것은 미 의회의 격렬한 공격을 회피하겠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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