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에서 드러난 한국차의 허점

입력 2010년03월05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제80회 제네바 모터쇼가 4일(현지시각)부터 성황리에 개막됐다. 불과 5개월 전 세계적인 불경기로 일본만의 잔치로 끝났던 동경 모터쇼에 비춰 보면 제네바 모터쇼는 참가 업체 유치로만 보면 매우 성공적인 셈이다.

그러나 주최측이 참가업체를 독려했다기보다 이번 모터쇼는 업체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참가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친환경"이라는 세계적인 변화에 스스로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더 이상 생존이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 독불장군처럼 내연기관을 고집했던 슈퍼카 업체들이 앞다퉈 하이브리드를 적용한 것만 해도 친환경으로의 변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이처럼 친환경이 펼쳐지는 마당이었지만 정작 국내 업체들의 친환경 걸음은 한참 늦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아차가 내놓은 하이브리드는 한국 시장에서만 통용되는 LPi 하이브리드였고, 현대가 내놓은 i10 전기차는 구색 맞추기용에 불과했다. 특히 i10 전기차는 모터쇼에 내놓기 위해 국내 중소업체가 급하게 부랴부랴 제작했다는 후문까지 들려왔다. 하지만 해외 업체들은 이미 양산하거나 또는 양산을 코앞에 둔 완성도 높은 친환경차를 대거 등장시켰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우리와는 전시 제품의 차원이 다른 셈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만난 국내 업체들은 "아직 여유가 있다"는 느긋한 생각을 떨치지 않았다.

한 국내 업체 관계자는 "전기차는 배터리와 전기 모터가 핵심인데, 결국은 이 부분을 누가 주도하느냐 하는 데 따라 경쟁력이 결정될 것"이라며 "이 부분에서 국내 업체들의 기반이 있으니 언제든지 가져다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시작만 하면 된다는 얘기와 같다. 하지만 배터리에 대한 구애는 해외 업체들이 더 적극적이다. 이런 이유로 친환경차 수요가 늘어나면 해외 업체들의 시장 대응력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이 안일하게 여유를 부릴 때 선진 업체들이 오히려 한국 내 배터리 업체를 접촉해 친환경 시장을 선점하는 중이다. 같은 한국 땅에 있다고 국내 업체가 부품을 먼저 공급받을 수 있다고 보면 오산이다. 한국 기업끼리 서로 손잡고 협력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글로벌 시장이 형성된 마당에 부품업체라고 한국차의 입장만 봐줄 형편은 못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웃에 사는 동네 친구라 해도 입장이 어려우면 도움이 못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