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운행하면 불법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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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속전기차인 에이디모터스 오로라(위)와 CT&T의 이존 |
오는 30일 시행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에 따라 31일부터 저속전기차(NEV: Neighborhood Electronic Vehicle)의 도로주행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후속조치가 제대로 취해지지 않아 전기차제조업체는 물론 소비자와 지방자치단체도 혼선을 빚고 있다. 더구나 운행구간을 지정한 지자체도 많지 않아 전기차를 타고 나갈 경우 자칫 불법이 될 소지가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29일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공포하면서 오는 3월31일부터 최고시속 60km인 저속전기차의 일반 도로주행을 허용했다. 전기차 운행구간은 기초자치단체장이 지정, 지역별로 특성에 맞는 운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운행가능구역은 법 시행 이전 하위법령에서 구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자체들이 운행도로 지정을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관련 법을 시행한다 해도 전기차 운행에 문제가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의 경우 자치구 두 곳에서만 운행구역을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도로가 지정된 구에서 운행하다 다른 자치단체 지역으로 넘어가면 불법운행이 되는 셈이다.
지자체로서는 특정 도로를 정하는 게 난감하다는 얘기도 한다. 서울시의 경우 몇몇 고속화도로를 제외한 나머지 도로가 대부분 제한속도 시속 60km 구간이어서 어느 도로를 지정해야 할 지 기준이 없다는 것. 한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는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서울시내를 돌아다녀도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고, 기존 도로교통법 상 저속차와 같은 맥락으로 보면 결국 전기차는 서울시 어디를 가더라도 문제가 없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굳이 도로를 지정하라고 하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지자체들은 아예 자동차전용도로를 제외한 모든 도로에서 전기차의 운행이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국토해양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충전 인프라 확보도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다. 충전시설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속전기차를 운행할 경우 자칫 도로 한복판에 차가 멈춰설 수도 있어서다.
난감한 건 전기차제조업체도 마찬가지다. 법 시행을 앞두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문의가 많지만 확정된 게 없어 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 일부 업체는 도로지정은 물론 충전 인프라 구축 등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법 시행을 결정한 국토해양부는 3월말 법이 시행되기는 하지만 세부 시행령이 발효된 게 아니어서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전기차 운행이 아직 불가능하다고 해명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시범운행구역을 지정하는 내용은 내부적으로 협의중인 만큼 곧 의견이 정리되는 대로 선정할 예정이다. 또 운행구역은 시범운행 시작 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쉽게 보면 전기차 운행은 일단 법으로 허용해 놓고, 그 뒤에야 운행에 따른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겠다는 얘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원안대로 하자면 시범적으로 4월중순부터 운행이 시행될 것"이라며 "시범기간은 협의를 해야 하기에 전기차가 대중화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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