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티마는 닛산의 주력 세단으로 세계적으로도 닛산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는 차다. 흔히 꼽는 라이벌은 같은 국적인 캠리와 어코드지만 실질적으로 국내에선 두 차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알티마는 올해 1월 중요한 변화를 맞게 된다. 부분 변경이 이뤄진 것. 이로 인해 그 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던 르노삼성의 SM5, SM7과는 거리를 두게 됐다.
그동안 속앓이를 해온 닛산으로서는 큰 전환점을 맞이한 것이다. 가격도 더욱 공격적으로 채택됐다. 국내 시장 환경 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는 하나 이런 가격이 책정됐다는 것은 큰 무기가 갖춰졌다는 뜻이다. 알티마 3.5를 시승했다.
▲스타일&인테리어
스포츠 세단의 특성에 맞게 좀 더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화했다. 보닛에는 새로운 세로선이 추가됐다. 공기역학적인 면을 고려한 것. 그릴에는 크롬을 적용해 이전보다 중후한 멋을 내고 있다. 바퀴에 알루미늄 알로이 휠을 채택한 점도 특징이다. 전면부의 과감한 변화에 견주면 후면의 변화는 크지 않다. 그러나 그 동안 계속 제기돼왔던 "SM5와 비슷하다"는 지적은 충분히 벗어났다. 이제 누가 봐도 비슷한 차 같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듯하다.
인테리어는 소재를 개선했다. 문제가 됐던 마무리를 좀 더 충실히 했다는 느낌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센터페시아 중앙의 모니터다. 3.5인치로 조금 작은 느낌이 들지만 내비게이션이 포함돼 편의성을 높였다. 이 모니터로는 후방 카메라까지 지원된다. 전체적으로 검은 계열이 내장 색을 주도하고 있다. 검은색이 주는 장점은 안정적이고 고급스럽다는 점이다. 여기에 곳곳에 메탈 소재를 채용함으로 역동적인 차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비교적 단순해 보이는 내부 구성은 미국의 취향을 따랐다. "합리적이며 실용적"이라는 말로도 대표되는데 요란한 각종 편의장치를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의 취향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알티마가 있어야 할 편의장치는 빼놓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간결함이 주는 단순미가 돋보인다. 최신 유행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팟과 연동하는 것도 놓치지 않아서 아이팟 전용 컨트롤러를 적용했다. 이 외에 USB 단자를 통해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도 호환된다.
▲성능
알티마3.5의 최고출력은 271마력으로 이전 모델과 변함이 없다. 최대토크가 35.7㎏·m에서 34.6kg·m로 조금 떨어졌지만 별로 흠잡을 만한 수치는 아니다. 실제로도 저속과 중속, 고속 모두에서 운전자에게 적어도 성능 면에서 빠진다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시속 150km수준까지는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거침없이 내달린다. 그러나 그 이상이 되면 조금 주춤한다. 성능의 문제라기보다는 150km/h까지 가속할 때에 비하면 조금 못 미친다는 뜻이다. 시속 200km까지는 충분히 속력을 낸다. 같은 회사의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처럼 풍부한 가속력을 갖지 못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인피니티와의 공통점을 찾으라면 서스펜션이 단단하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차의 성격이 스포츠 세단이기 때문이다. 국산 중형 세단의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있다. 비교대상이던 SM5와 전혀 다른 특성이다. 전반적으로 유럽식을 지향하는 닛산의 고집이 엿보인다. 운동성능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느낌도 받는다.
직접 비교대상은 아니지만 현대가 쏘나타 2.4GDI로 닛산 알티마를 겨냥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운동성능만큼은 국내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핸들링 감각도 단단한 서스펜션 덕분에 예리하다. 고속상황에서 특히 반응이 돋보인다. 날카로운 주행이 가능하다.
기존 제품에서 지적하던 소음은 멋지게 보완했다. 100km/h 넘는 속도에서도 내부에서 들리는 소음이 종전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느낌이다. 국내 실정에 더욱 알맞게 변모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운동성능에 초점을 맞춘 스포츠 중형 세단임에도 만족할 만큼 소리를 억제했다. 공회전 상태에서도 마찬가지다.
닛산 계열 차의 가장 큰 특징은 무단 변속기를 얹는다는 점이다. 이는 변속 충격을 없애 더욱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토크가 조금 낮아져 이전 차같은 순발력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연료효율은 9.7㎞/ℓ에서 10.1km/ℓ로 크게 개선됐다. 이전에도 배기량에 견주면 꽤 괜찮은 연비로 평가됐는데, 더 좋아진 셈이다.
▲총평
2010년형 알티마의 판매가격은 3,690만 원이다. 이전 제품보다 300만 원쯤 낮아졌다. 2010년 수입자동차 시장의 화두는 "가격 파괴"인데, 그 바람은 알티마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뛰어난 성능으로 국내 소비자에게 인정받겠다는 의도다.
배기량에 맞는 운동성능도 알티마의 장점이다. 단단한 하체 지지력과 민첩한 핸들링도 일반적인 중형 세단과 차별성을 보인다. 닛산은 알티마가 그 동안 중형세단을 소비해왔던 고객층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출시 두 달이 지난 현재 웬만큼 이뤄냈다. 그에 따라 이 새로운 알티마로 하여금 심기일전하려는 닛산의 걸음이 가벼워질 전망이다.
시승 /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