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주막 명성에 가려진 반촌의 향기

입력 2010년03월1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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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강당 내 학당채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는 삼강주막이 있는 마을로 유명하다. 1900년경에 지어진 이 주막은 100여 년 세월동안 삼강나루를 지키며 오가는 사람들의 애환 어린 휴식처가 됐던 곳이다. 죽는 날까지 이 곳을 지켰던 마지막 주모 유옥연 할머니가 90세로 세상을 뜨면서 주막도 방치돼 허물어져 가던 걸 2007년 경상북도와 예천군이 예산 1억5,000만 원을 들여 지금의 모습으로 살려냈다.



강당 담장 너머로 본 마을 전경
주막이 복원되자 이 작은 시골마을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이어졌다. 문경, 안동, 대구 등 근동에서는 말할 것 없고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마을은 북적거렸다. 초가지붕에 진흙을 바른 벽, 토끼굴같은 좁은 부엌, 검게 그을린 아궁이며 흙벽에 그어놓은 외상 칼금까지 세월의 더께도 고스란히 복원된 삼강주막은 요새 사람들 눈에 하나하나가 모두 구경거리고 이야깃거리다. 그래서 "삼강마을"은 몰라도 "삼강주막"은 알만큼 세상에 널리 알려졌고, 삼강리는 이제 주막마을로 그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됐다.



강당 마루에 붙은 백세청풍 편액
그런데 한편으론 억울한 면도 적잖다. 충효의 고장이자 물맑고 예절바른 도시로 이름난 예천에서도 사실 삼강리는 알아주는 반촌이다. 포은 정몽주, 퇴계 이황, 서애 류성룡 선생을 배향한 삼강서원이 있었고, 삼강강당은 오랜 세월 많은 선비를 길러낸 곳이었다. 그런 명성은 묻혀버리고 온통 주막마을로만 알려지고 있는 건 바로잡아야 한다고 삼강리(청주 정 씨 집성촌이다)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다.



정윤목이 후학을 가르쳤던 곳이다
주막에서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깨끗하고 아담한 동네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스팔트길을 따라 삼강강당으로 접어들면 길가에 대조적인 풍경이 눈에 띈다. 날아갈 듯한 기와지붕과 아름다운 담장에 둘러싸인 한옥이 눈길을 잡는가하면,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같은 폐가가 곳곳에 있다. 마을은 바야흐로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중이었다.



어여쁜 뒤뜰
마을을 벗어나 조금 더 가면 길가에 자리한 삼강강당이 나온다. 이 곳은 청풍자 정윤목(1571∼1629)이 후진을 양성하기 위해 세운 건물이다. 자료에 따르면 정윤목은 서원부원군 정탁의 아들로 경사와 성리학에 정통했고, 특히 필법이 탁월해 초서의 대가로 존경받은 학자다. 광해군의 실정에 불만을 품고 지방으로 내려와 후진양성에 힘썼다고 한다.



녹색체험마을 민박집
강당으로 들어서면 단연 눈길을 잡는 게 "백세청풍(百世淸風)"이라는 현판글씨다. 한 치 막힘없고 기운찬 글씨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 속까지 맑아지는 듯한 느낌이다. 이 글씨는 정윤목이 선조 22년(1589)에 부친을 따라 중국에 가서 백이숙제의 묘를 참배하고 돌아올 때 베껴온 것이다. 일찍이 그는 국창 이찬의 당벽에 시 두 구절을 초서로 써 붙였던 적이 있는데, 임진왜란 때 왜적이 그 곳에 진을 치다가 그 글씨를 보고 경탄하며 뜰에 내려가 절을 하고 떠났다고 한다. 백세청풍은 백 세대 뒤까지 사표가 될만한 절의를 뜻한다.



허물어지는 페가
봄햇살을 받고 선 강당 건물은 아담하고 단촐하다. 앞쪽으로 둥근 기둥을 세우고, 옆면과 뒤쪽으로는 네모기둥을 세운 건물로, 가운데 개방된 구조의 마루를 두고 양쪽에 온돌방을 배치했다. 경내에는 자연석 위에 세운 작은 규모의 학당채가 함께 남아 있다. 나지막한 담장을 두른 뒤뜰의 풍경이 따사롭다. 움을 틔운 나뭇가지를 보니 곧 봄꽃소식이 전해질 듯하다.



명소가 된 삼강주막
*맛집

삼강주막에서 묵·두부·배추전 등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예천의 유명한 참우를 맛보려면 예천읍내 참우촌(054-655-4288)이 있다. 회룡포가 있는 용궁면으로 가면 전국에 소문난 박달순대(054-652-0522)를 맛볼 수 있다. 세금 내는 소나무 석송령이 있는 석송면으로 가면 청포묵과흑두부(054-654-8792)에서 묵탕평채 등 별미가 기다린다.

멀리서 본 삼강주막


*가는 요령

500년 넘은 회화나무
중부내륙고속도로 점촌·함창IC를 빠져나가 문경시(옛 점촌시)에서 34번 국도를 타고 예천 방면으로 가다 보면 산양면 소재지에서 59번 지방도(풍양방면)를 만난다. 지방도로 갈아타서 10분 정도 달리면 새로 건설한 큰 다리(삼강교)를 건너자마자 삼강주막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삼강강당은 삼강리 마을 동쪽에 자리하고 있다.



주막 내 원두막
이준애 (여행 칼럼니스트)

세 강이 만나는 삼강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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