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현대·기아차 노조가 가입한 산별 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자동차 분야에서 해외공장 생산 비율을 제한하는 올해 임단협 중앙교섭 요구안을 마련해 논란이 예상된다.
19일 민주노총 산하인 금속노조와 현대·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올해 자동차 부문의 임단협에선 국내 공장과 해외공장의 생산비율제를 요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앙 교섭안을 확정했다. 이 제도는 국내외 공장의 생산비율을 노사가 사전협의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으로, 현대·기아차 노조 지부가 금속노조의 지침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해외생산 능력 확충을 추진하는 사측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생산은 현지 국가의 관세장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작됐지만, 관세와 무관한 국가에서도 물류비 및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노조 측은 국내 생산이 가능한 물량까지 해외 공장으로 이전되면서 국내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진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들의 해외생산과 관련한 통제·협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노사동수로 구성되는 `글로벌 전략위원회" 같은 기구의 운영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움직임에 맞춰 이 요구안을 올해 교섭안에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대차 노조 장규호 공보실장은 "아직 원론적인 수준에서 논의하는 단계이지만, 국내외 생산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50대 50 정도의 비율로 제한하는 안을 내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도요타 사태에서 보듯이 해외 생산이 늘어나면 품질 저하가 발생하기 마련이고, 미국 디트로이트는 공장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지역경제가 망하지 않았느냐"며 "현대·기아차가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해외생산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사측은 "아직 그런 요구안을 받지는 않았지만,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관세 문제와 현지 이미지 등 해외에서 생산해야만 팔 수 있기 때문에 현지 생산을 하는 것인데, 그것을 하지 말라는 것은 해외에서 팔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 공장 판매량이 161만대, 해외공장 판매량이 149만대로, 해외공장 비중이 48.1%를 차지했고, 올해는 해외 비중이 50.8%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아차도 올해 미국 조지아 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해외생산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해외공장 생산비율제를 강력하게 요구하게 되면 사측과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어 국내 자동차업계의 글로벌 경쟁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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