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기업 행태에 소비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기업의 소비자주의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SK의 사업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내 도심정체가 극심할 때 SK는 오히려 매출이 오르는 기업이다. 예를 들어 친구와 광화문에서 저녁 약속을 하고 차를 몰고 나왔는데 길에서 시위라도 있다면 매출은 크게 오른다. 마음이 조급해져 이리저리 급가속을 하거나 맥 없이 기다리기를 반복하면서 기름을 소비한다. 동시에 수시로 문자나 전화를 걸어 약속에 늦을 수 있음을 알리게 된다. 길 위에 기름 뿌리니 SK 기름판매 매출이 오르고, 늦었다고 문자와 전화를 수시로 해대니 SK텔레콤의 매통신사용료가 오르는 구조다.
물론 통신사업자와 정유사업자는 여럿이지만 두 가지 사업매출이 한번에 오르는 곳은 SK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시중에선 그룹 최고 경영자가 극심한 교통정체를 즐긴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마음은 아닐지라도 현상은 사실이니 부인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SK가 과징금을 면제받는 일이 벌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6개 LPG 공급회사에 6,600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이 중 SK가스가 1,987억 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전액 면제 받았다.
이른바 담합을 1순위로 자진신고한 리니언시 제도의 혜택을 받은 것이다. 담합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취한 회사가 과징금마저 면제 받은 셈이다. 쉽게 보면 부당한 행위로 얻은 이익이지만 자진 신고했다는 이유로 이익을 그대로 인정받은 것. 그러나 면제 받은 만큼 기름이나 가스값을 내리지는 않았다.
SK 사훈 중 하나가 "이(利) 앞에서 의(義)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의 행보를 보면 의(義)는 커녕 이(利)에 올인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의(義)는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SK는 정유사업자 중 1위를 달리는 회사다. 1위가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면 2,3위 업체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다. 과징금 면제 받은 돈을, 그리고 담합으로 취한 부당이익을 소비자에게 되돌려 주는 데 그렇게 인색해야 할까?
이런 이유로 가스값이든, 기름값이든 일정액을 내려 소비자에게 다시 환원해 줘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도덕적으로 SK가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제대로 수행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고객이 "OK 할 때까지"라는 문구가 "고객이 KO 당할 때까지"로 들리지 않았으면 한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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