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잠잠하던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스피드 경쟁"이 다시 불씨를 지피고 있다. 금호가 최근 국내 모터스포츠의 최정상 CJ 오 슈퍼 레이스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슈퍼 3800 클래스의 공식 타이어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부터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 제네시스 쿠페를 경주차로 만든 이 클래스는 작년에는 한국타이어가 공식 공급업체로 참여했다. 한국은 올해도 이를 이어가는 한편 자사의 배터리전문 업체인 "아트라스 BX"를 통해 레이싱 팀을 창단, 국내 모터스포츠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었다.
팀의 감독 겸 드라이버로는 작년 슈퍼 3800 클래스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한 조항우를 영입했고, 미캐닉 등 팀의 스탭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호에게 공식 공급업체 자리를 내주면서 머쓱한 상황에 빠진 것. 경쟁사의 레이싱 타이어를 끼우고 경기에 참가하는 게 모양새가 영 개운치 않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공식 공급업체 선정에서 머물지 않고 한 걸음 더 나갔다. 바로 한류스타이면서 레이서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류시원이 운영하는 "팀 106"의 메인 스폰서로 나선 것. 팀 106은 토탈 패션 브랜드인 이엑스알(EXR)이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흥행의 보증수표인 류시원이 감독 겸 드라이버로 나서고,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유경욱에 이어 장순호, 정현일 등 4명이 슈퍼 3800 클래스에 출전한다. 목표는 상위권이라고 밝혔지만 시리즈 챔피언 배출까지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빠른 움직임은 최근 금호의 모습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금호의 국내 모터스포츠 부분은 이전과는 다르게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의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레이싱 부문은 그동안 효과 분석, 의사 결정 지연 등이 포함된 복합적인 요인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모터스포츠에 밝은 임원이 발령을 받으면서 선택과 집중 등에서 확실한 색깔을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모터스포츠에 관한 금호의 지향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2010년 한국과 금호, 금호와 한국의 스피드 경쟁은 이제 서서히 막이 오르고 있다. 금호타이어로부터 뜻하지 않은 일격을 받은 한국타이어가 어떤 카드로 반격할 것인지, 그리고 금호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두 업체의 스피드 경쟁이 궤도에 진입하면서 올 시즌 국내 모터스포츠가 흥미진진하게 요동치고 있다.
김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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