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모터쇼, 무조건 참가만이 해법인가?

입력 2010년03월2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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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입차 업계의 화두로 부산모터쇼가 떠오르고 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부산모터쇼에 거의 모든 수입차 업체들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제각각이다.

국내 수입차 업계에게 부산모터쇼는 "필수 코스"가 아닌 "선택 코스"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옛 고사성어처럼 "계륵"에 가깝다. 버리자니 반발이 무섭고, 나가자니 금액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부산이 서울에 버금가는 큰 시장임에는 틀림없지만 모터쇼 참가하는 데만 수억에서 수십억 원을 써야 하는 처지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예전에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 하니 수입 업체의 이런 망설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 셈이다. 1년치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고도 효과는 별로 없는 것이 참가를 꺼린 주된 이유다.

한쪽에선 "국산차는 나오는데 왜 수입차는 나오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내 업체는 사정이 다르다. 애초 판매되는 단위부터 다르고, 전체 자동차 시장을 놓고도 국산차 비중은 90%가 넘는다. 효과를 떠나 지역을 위해서도 국내 업체들의 참가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수입차는 연간 판매대수부터 턱없이 적다. 게다가 지역 연고도 없다.

그럼에도 부산시를 비롯, 시민사회단체까지 나서서 수입 업체를 비난하고 나서자 "억지"라고 항변하기도 한다. 이유 불문하고 모터쇼가 성대히 치러지기만을 바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부산모터쇼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정확한 분석도 없이 참가 유무만을 놓고 비난하는 데에는 다른 배경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지방언론이나 시민단체가 들고 일어선 모습도 거침없이 비판했다. 얼마나 많은 이권이 개입돼 있길래 알만한 쪽에서 이처럼 들고 일어섰는가 하는 반응이다. 어떤 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임을 바라는 시장의 욕심이 나타난 것 아니냐"라는 말도 한다. 다른 한 쪽에서는 "그럼 다른 지역에서도 모터쇼를 열면 모든 업체들이 참가해야 하느냐"며 심각한 지역 이기주의를 꼬집기도 한다.

부산모터쇼의 약점은 서울모터쇼와 차별성이 없다는 점이다. 부산만이 낼 수 있는 독특한 모터쇼가 되지 못했다는 말이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천판타스틱영화제"를 비교하면 분명히 이해할 수 있다. 두 영화제는 각자 접근방식을 달리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부산모터쇼도 누구나 인정하는 국제모터쇼로 인정받으려면 서울을 비롯한 해외 어느 모터쇼와 다른 차별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다시 말하면 컨텐츠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자동차를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하는 게 관건이라는 의미다.

작년 10월 도쿄모터쇼를 다녀왔다. 세계 4대 모터쇼로 꼽히던 처지였지만 경기 침체와 중국의 부상으로 부산처럼 반쪽 모터쇼가 됐다. 그러나 오히려 도쿄모터쇼는 자국 회사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친환경차를 모터쇼 전면에 내세웠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최대 화두에 적극적으로 화답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쿄모터쇼는 규모가 예년보다 줄었을지 몰라도 명성에 걸맞는 이야깃거리는 충분히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부산은 이런 컨텐츠가 있는가?

또한, 부산모터쇼가 국제모터쇼라면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의 관심도 함께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나 부산모터쇼는 국제모터쇼를 표방하고 있으면서도 관심을 갖는 외국 언론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이는 컨텐츠가 없는 점도 이유가 되겠지만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모터쇼와 일정이 겹치는 것도 무시하지 못한다. 이미 시장 규모로는 상대가 안되는 옆 나라 모터쇼에 세계 언론이 집중 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쯤 되면 일정을 부실하게 계획한 부산모터쇼 주최측에도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것을 지적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현재 부산모터쇼를 둘러싼 논쟁은 애초에 생기지 말았어야 하는 대목이다. 부산 쪽의 잘못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은 사회봉사단체가 아니다. 자신의 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동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사회 환원 차원에서 참여해야 한다는 논리도 있지만 단언컨대 그것보다 다양한 기부활동을 하는 편이 훨씬 효과가 좋다. 물론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이긴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그렇다는 말이다.

행사를 준비한 부산시를 포함한 주최측은 사태를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왜 우리 행사에 오지 않느냐"에 초점을 맞추면 곤란하다. 한 수입차 업체 사장은 "부산모터쇼를 올해만 하고 끝낸다면야 "마지막"이라서 참가할 수도 있겠다"며 "계속 부산모터쇼를 할 생각이라면 무언가 개선점이 필요하다"는 말을 전했다. 지금 상황으로는 매번 같은 문제점이 불거져 나올 것이라는 소리다. 그럼 그 때마다 참가하지 않는 수입 업체 탓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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