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에서 도요타자동차 대량 리콜사태에 대한 소송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가운데 소송 진행 방식 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또 도요타자동차가 가속페달 잠김현상과 그에 따른 사고 가능성을 2007년부터 인지하고도 리콜 대신 비공개 기술서비스로 이를 해결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AFP통신과 MSNBC 등 언론은 25일(현지시각) 연방판사 5명으로 구성된 연방특별위원회가 미국 전역에서 도요타를 상대로 수십억 달러의 보상 소송을 제기한 변호사들과 처음 만났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도요타 자동차 관련 부상ㆍ사망 사고로 97건의 소송이 제기되고 중고차 가격 하락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도 138건이 제기됐다.
특별위원회는 이날 20여개 주에서 모인 "도요타 소송 컨소시엄" 소속 변호사 20여 명으로부터 미국 전역에서 제기된 도요타 관련 소송을 하나로 묶어 진행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리콜사태로 인한 도요타 자동차 중고가격 하락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변호사들은 많은 판사가 소송을 맡아 진행하면 소송 절차가 번거로워지고 지연될 수 있다며 관련 소송을 하나로 묶어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변호사들 중 절반은 이미 34건의 관련 집단소송이 단독판사에게 맡겨진 로스앤젤레스에 배당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다른 변호사들은 오하이오나 미네소타 등 대서양 연안 주들을 요구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 측의 캐리 도슨 변호사는 미국 법인 본사와 가까운 로스앤젤레스를 원하고 있으며 특별위원회는 일주일 후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원고측 변호사 모임의 팀 하워드 변호사는 이번 소송으로 도요타가 400억 달러 이상을 물게 될 것이라며 도요타는 기업 이미지 등을 고려해 판결보다 합의를 통해 소송을 종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MSNBC는 이날 로이터통신은 인용해 도요타가 2007년 바닥 매트 결함과 그에 따른 급가속 위험을 알고도 이를 공개 리콜 대신 자동차 딜러와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 서비스 공보"로 해결하려 했다고 전했다. 도요타가 2007년 9월 미국 내 1,500여 도요타 및 렉서스 딜러에게 "바닥 매트가 적절하게 설치되고 고정되지 않으면 매트가 미끄러져 운전 중 가속페달의 움직임을 방해해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공지했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또 2008년 4월에도 거의 같은 내용의 공지를 통해 매트가 잘못 장착되면 캠리와 코롤라, 매트릭스, 시에나, 툰드라, 세콰이어, 랜드크루저 등 도요타 모델에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SNBC는 이같이 소비자들이 접하기 어려운 "기술적 고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자동차 업계의 관행이지만 도요타가 급가속 문제를 리콜 전 얼마나 알고 있었고 이에 어떻게 대응했는지가 수많은 소송의 쟁점이 되는 상황에서 이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방송은 또 도요타가 당국이 요구하는 모든 정보를 제때 제공했는지에 대해 NHTSA가 조사하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도요타에 최고 1,64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전했다. 도요타 측은 그러나 기술 서비스 공보는 NHTSA에 제공되고 일반인도 요청하면 볼 수 있기 때문에 "비밀 내부 문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에드먼즈닷컴은 이날 대량 리콜사태 등으로 인한 논란에도 도요타자동차의 3월 미국 내 판매량이 18만2,000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도 2월 12.9%에서 16.3%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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