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1세대 소형차 역사 속으로

입력 2010년03월2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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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뭄바이에서 공인 회계사로 일하는 아슈토시는 "마루티 800" 승용차를 타고 거리를 누비던 1980년대 중반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서 흐뭇한 웃음을 짓곤 한다.

그는 "참 좋은 때였다. 마루티 800은 내 첫 승용차였다. 나는 그 차에 친구들을 잔뜩 태우고 스티비 원더의 "파트 타임 러버"를 들으며 시내를 누볐다"고 말했다.

중년의 아슈토시 씨에게 학창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 인도 최초의 국산 승용차 마루티 800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인도 정부가 대도시의 오염을 줄이기 위해 4월부터 강화된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도입키로 하면서, 마루티-스즈키가 새로운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마루티 800을 단종시키기로 한 것.

익명을 요구한 마루티 관계자는 AFP 통신에 "25년이나 된 모델에 대해 신규 투자를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인도는 국내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한 폐쇄경제 체제로 1970년대까지 자동차 산업 기반이 거의 없었다. 뭄바이의 프리미어 오토모빌스가 이탈리아 피아트의 기술지원을 받아 일부 차량을 생산했고, 콜카타의 힌두스탄 모터스가 딱정벌레 모양을 한 앰배서더를 생산하는 정도였다. 그마저도 생산설비가 부족해 일반인이 차량을 사려면 5년은 기다려야 했다.

1981년 마루티 우디오그라는 국영 자동차 회사로 출발한 마루티는 수풀이 우거지고 원숭이가 뛰어다니던 땅에 인도의 첫 자동차 공장을 세우고 1983년 12월14일 마루티 800 첫번째 제품을 생산했다. 당시 세금을 포함한 판매 가격이 5만2천루피(현재 환율 기준 130만원)였던 마루티는 인도 중산층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크리켓의 전설"로 불리는 사친 텐둘카르도 이 차를 구입하면서 자가 운전자 대열에 합류했을 정도다. 이후 마루티 800은 27년간 무려 240만대가 팔려나가면서 인도를 대표하는 승용차가 됐다.

마루티의 800 모델 양산은 연간 판매량 200만대를 바라보는 2010년 인도 자동차 산업의 진정한 출발점이 됐다.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 50%가 넘는 마루티가 지난 20년간 주력으로 생산해온 이 모델은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신차 홍수 속에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특히 최근 타타 모터스가 양산을 시작한 세계 최저가 승용차 "나노"는 마루티 800의 존재 가치를 한층 떨어뜨렸다. 마루티 800의 지난 2월 판매량은 3천178대로 상종가의 인기를 누렸던 지난 2003년 3월 2만대의 15% 수준에 불과했다. 현재 마루티-스즈키의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까지 줄어들었다.

KPMG 인도법인의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인 에즈디 나그포레왈라는 "지난 20년간 무리티 800의 인도를 대표하는 차였지만 이제 그 배턴을 타타모터스의 나노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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