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리 계곡에 펼쳐지는 노란 산수유 꽃 사태

입력 2010년04월0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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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흔들리는 노란 플래카드가 추워 보였다. 제3회 의성 산수유꽃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다. 3월20일부터 시작해 4월4일까지 열리는 축제기간에서 27, 28일 이틀 동안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된 본행사가 열렸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광객들로 축제가 열리는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는 자동차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왕복 2차선의 지방도는 곧 주차장으로 변했고, 마음 급한 이들은 길가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행사장으로 향했다. 풍물패 공연과 군민노래자랑으로 떠들썩한 산수유광장 주변으로 먹을거리장터며 특산물 판매부스가 총총 이어졌다.

산수유 축제마당


그런데 정작 꽃이 없었다. 산수유꽃축제에 산수유가 보이지 않았다. 예년보다 유난히 잦은 비와 눈, 낮은 기온이 계속된 탓에 개화시기가 늦어진 것이다. 겨우 꽃망울을 틔웠던 산수유나무가 꽃샘추위에 바짝 몸을 옹송그린 채 모여 있었다. 아마도 이번 주말 즈음이면 움츠린 꽃망울이 활짝 피어 샛노란 꽃무리를 피어 올릴 듯하다. 그때면 화전리 계곡이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리라.



산수유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산수유’ 하면 구례 산동마을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이곳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의 산수유도 그에 뒤지지 않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 산수유는 마을 70여리 계곡을 노랗게 수놓고 있다. 15년부터 길게는 300년이나 나이를 먹은 산수유나무 3만여 그루가 소하천 개울가를 물들이고 산등성이를 타고 넘는다. 해마다 3월 중순에서 4월 초순까지 마을은 온통 노란 물결이 출렁인다. 그야말로 산수유 꽃 사태가 난다.



봄 한철 그렇게 세상을 물들였던 산수유는 늦가을이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꽃이 진 자리마다 수많은 열매를 빨갛게 매달아 마치 붉은 꽃을 새로 피운 듯한 모습이다. 자잘한 열매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은 보석처럼 아름답고 황홀하다.

마늘밭과 산수유나무


아니, 외지사람들에게야 산수유 열매가 그렇게 "보석처럼" 보이는 관상용에 머물 뿐이지만 이곳 주민들에겐 "보석"이나 진배없는 수입원이다. 차와 술, 한약재로 쓰는 산수유 열매는 자식들을 공부 시키고, 농외소득을 올려주는 첫째가는 존재다.



개울가의 산수유
전국 총 생산량의 38%, 경북의 80%를 차지하는 화전리 산수유는 해마다 한 가구에 1,200만 원의 부수입을 안겨주는 효자작물이다. 지금은 기계로 열매 껍질을 벗기지만 옛날엔 빨간 껍질과 씨앗을 분리하는 작업을 일일이 사람이 해야 했다. 그래서 예전 이 마을 여인네들의 치아는 산수유 열매 껍질을 벗기느라 입술이 검게 물들고 앞니가 다 닳았다고 한다.



산수유 열매가 화전리 주민들의 부수입원이라면 주수입원은 무엇일까? 단연 마늘이다. 산수유꽃축제가 열리는 행사장 주변도 온통 마늘밭이듯 의성은 마늘의 고장이다. 외국 도입종이 아닌 조상 대대로 재배해온 토종마늘로는 전국 생산량 1위를 차지한다. 한서의 차가 크고 밤낮의 온도차가 심한 특수한 기후에다 혈암으로 구성된 토양에서 재배한 의성마늘은 즙액이 많고 독특한 향기와 매운맛이 일품이며 저장성이 강하다. 그래서 김치를 담글 때 적은 양을 써도 쉬 변질되지 않고 맛이 뛰어나다고 한다.

산수유꽃 그늘 아래서


초록의 마늘밭과 샛노란 산수유가 어우러진 화전리의 봄날 풍경은 그래서 더욱 장관이다. 샤갈의 그림처럼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색채의 세계가 그곳에 펼쳐진다. 마치 봄날의 꿈처럼….



산수유로 노랗게 물드는 개울
*맛집

의성의 특산물인 마늘이 빠지지 않는다. 축산농가와 마늘재배농가가 손잡고 키운 마늘소와 마늘포크는 전국으로 출하하는 특산품. 봉양면으로 가면 강산숯불가든(054-832-2076), 도원불고기식당(054-832-2808) 등 봉양한우마실작목회에서 직접 운영하는 고깃집이 있다. 의성경찰서 부근의 서원한정식(054-834-0054)은 관광버스가 찾아가는 오래된 맛집. 하지만 소문만큼 만족스럽지는 않다. 흑마늘죽, 흑마늘전, 마늘돌솥밥 등 마늘을 이용한 여러 메뉴를 선보이지만 미리 예약을 해야 하고, 그것도 단체손님과 맞물리면 개인손님은 뒷전으로 밀린다. 의성시장 안에 자리한 남선옥(054-834-2455)의 소머리 곰탕과 닭발구이도 식도락가들이 찾아가는 맛집이다.



산수유꽃마차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의성 나들목에서 나와 국도 5번을 타고 의성·안동 방향으로 향한다. 의성읍내에서 사곡면으로 연결되는 지방도 912번을 탄다. 신감리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79번 도로를 따라가면 작승리, 신리를 지나 산수유마을인 화전리에 이른다.

행사 플래카드는 나부끼는데…
서원식당 마늘밥


이준애 (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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